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96 - 거대 항성 탄생의 비밀



 질량이 큰 별은 사실 생성되기 쉽지 않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질량이 커지려면 그만큼 많은 가스가 중력에 의해 뭉쳐야 하는데 이것보다는 작은 질량의 가스 덩어리가 항성을 생성하기 쉬울 수 밖에 없겠죠. 실제로 우리 은하의 경우에도 가장 흔한 별의 형태는 태양 질량의 40 - 50% 이하인 적색 왜성 (red dwarf) 들입니다. 


 그러나 은하계에는 태양 질량의 8 배가 넘는 거대 질량 별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질량이 클수록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는 별의 특징 때문에 이들은 생성된 후 얼마 안되 최후를 맞이하긴 하지만 심지어 태양 질량의 100 배에 달하는 초 거대 질량별도 존재하죠. 과학자들은 이렇게 큰 질량의 별이 과연 어떤 메카니즘으로 생성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를 뒤집어 말하면 어떤 별은 작고 어떤 별은 커지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도 있겠죠.  


 최근 알마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ALMA) ) 전파 망원경은 우리 은하에서 가장 춥고 어둡지만 밀도가 높은 가스 구름을 관측했습니다. 알마 ( http://jjy0501.blogspot.kr/2013/03/148-alma.html 참조) 전파 망원경은 가시광으로는 볼 수 없는 아주 차가운 물질을 관측하는데 이상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우리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죠. 


 알마는 지구에서 약 1 만 광년 떨어진 Infrared Dark Clouds 라는 가스 구름을 관측했습니다. 이 구름은 이미 상당히 자체 중력으로 밀도가 높아져 태양만한 질량의 별이 생겨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별이 생길 것 같은 중심부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별이 없는 구름 핵 (Starless cloud core)' 은 거대 질량 별 탄생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더 많은 질량의 가스가 중력으로 뭉치도록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의 주저자이자 플로리다 대학의 천체 물리학자인 조나단 탄 (Jonathan Tan) 및 미국, 영국, 이탈리아의 다국적 연구자들은 아마도 가스 구름이 중력으로 인해 빠르게 뭉치는 것을 방해하는 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알마를 통해 관측한 것은 중수소 (deuterium - 수소의 동위원소로 하나의 양성자와 중성자를 가지고 있는 원소) 으로 이 중수소는 일반적인 수소에 비해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도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므로 초기 별의 탄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알마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스 구름의 이미지 (위) 와 N2D+ 이온 관측 데이터 (아래), 클릭하면 원본.  This image shows the ALMA data overlaid on an artist’s impression background. The ALMA data show two main cores as imaged by emission from the molecular ion N2D+ (two nitrogen and one deuterium atom). The core on the right is particularly bright and rounded, suggesting it is self-gravitating and poised to form a massive, single star – a very rare occurrence in star formation. The other core appears more distorted and fragmented, potentially leading to the formation of multiple lower-mass stars. This fragmentation is a normal process in star-forming clouds. Credit: Bill Saxton & Alexandra Angelich (NRAO/AUI/NSF); ALMA (ESO/NAOJ/NRAO))


 과학자들이 찾아낸 것은 두개의 질소와 하나의 중수소가 결합한 N2D+ 이온으로 낮은 온도의 가스 구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중수소는 초기에 연소된 후 급속도로 농도가 떨어지고 그 자리를 일반적인 수소가 대체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상당한 양의 중수소가 알마에 의해 관측되었습니다. 즉 연소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무엇인가가 연소를 막는 힘을 가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큰 코어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가스 구름 내의 강력한 자기장이 중력에 의한 붕괴를 막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알마는 거대 항성이 생길 수 있는 가스 구름에 대한 정보를 캐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확한 메카니즘은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연구와 관측이 진행되면 어떻게 거대 별이 탄생하는지에 대해서 보다 정확한 내용을 알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연구는 Astrophysical Journal 에 실릴 것이라고 하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