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리뷰) 콜오브듀티 고스트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생긴지 이제 10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2003 년 처음 등장한 오리지널 콜 오브 듀티는 신생 개발사 인피니티 워드를 굴지의 게임 개발사로 올려놨고 이후 2007 년 등장한 콜오브듀티 모던 워페어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역사에 한획을 그은 명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준의 대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던가... 게임 역사에 한획을 그은 대작이라고 해도 항상 잘 나갈 순 없다는 것은 지금까지 역사의 진리였습니다. 한때 진리였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나 콜오브듀티의 라이벌이었던 메달 오브 아너 시리즈, 그리고 아주 오래전 3 대 RPG 라 불리던 울티마, 위저드리,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등도 결국 과거의 명성이 희석되거나 추억의 게임이 된 것이 그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위에서 언급한 게임 말고도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결국 새로움이 고갈되어 수명을 다한 과거의 명작 시리즈들은 셀수 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콜오브듀티 고스트와 지난 몇년간 등장한 콜오브듀티 시리즈들은 콜오브듀티도 여기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합니다. 세월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그래픽과 영화적 연출 위주의 일방 통행식 싱글 플레이는 이미 식상해진지 오래지만 어느덧 3 개로 늘어난 제작사는 이를 개선할 의지를 상실한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오늘은 콜오브듀티 고스트에 대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모든 스크린샷은 직접 찍은 것입니다.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은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져왔습니다. 리뷰에 대한 댓가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래로는 일부 시나리오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이를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콜오브듀티 고스트는 PC 이외에도 현세대 및 차세대 콘솔로도 같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런데 Xbox one 에서는 실제로는 720p, 그리고 PS4 에서는 1080p 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갑자기 차세대 콘솔간 성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죠. 그러나 실제 플레이 영상은 이런 해상도 차이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비슷해 보였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려려니 했죠.





(XO 및 PS4 비교 영상 유튜브에서 1080p 로 해놓고 전체 화면으로 비교해 볼 수 있음  

 출처는 유로게이머: PS4 가 1080p 이긴 한데 60 프레임을 유지하지 못하고 프레임 드랍이 간간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음.  http://www.youtube.com/watch?v=c30B0rx2ql4#t=51


 아마도 최신 게임인 만큼 사양이 높아서 Xbox One 의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으로는 1080p 해상도는 좀 어렵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사실 PS4 도 60 프레임이 다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양이 많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이 말은 다른 뜻으로는 그만큼 그래픽이 좋아졌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 기대를 가지고 고사양 PC 에서 구동을 할 생각으로 PC 버전을 구매했죠. 참고로 모니터는 2560 X 1600 (30 인치) 그래픽 카드는 GTX 680 SLI 입니다. 2013 년 말에 와서는 최강 사양에서는 조금 못미치지만 그래도 배틀필드 4 와 크라이시스 3 도 풀옵션으로 플레이 했기 때문에 콜오브듀티 고스트도 풀옵션으로 무리없이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사실 사양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아래는 초기에 자동으로 잡히는 high 옵션으로 플레이한 캡쳐 영상입니다. 처음에 눈을 의심했습니다. 





 클릭해서 보시지 않아도 알겠지만 좌측의 식물을 보면 텍스트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옵션을 다 최고로 맞췄습니다. 


    




 그제서야 게임 자체가 사양에 비해 그래픽 수준이 형편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발적화인 것이죠. 솔직히 크라이시스 3 나 배틀필드 4 를 구동할 때 보다 리소스를 조금 덜 먹는 수준인데 그래픽은 6 년전 그래픽을 보는 듯 하니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이 발적화 때문에 고스트의 리뷰 점수는 일반적으로 낮긴해도 모든 기종을 통틀어 특히 PC 버전의 점수가 제일 낮습니다. 솔직히 그래픽 수준을 보면 Xbox one 이 사양이 낮은 게 문제가 아니라 인피티니 워드가 발적화 한게 더 문제 같습니다. 


 이것이 어이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 인피니티 워드와 액티비전이 콜오브듀티 프랜차이즈로 벌어들인 돈이 막대하기 때문이죠. 그 돈 다 어디에 사용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훨씬 적게 팔린 프랜차이즈인 크라이시스 만큼은 안되더라도 라이벌인 배틀필드 따라는 가려는 의지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신작이었던 것이죠. 그나마 한가지 좋은 점이라면 배틀필드 처럼 버그가 작렬하는 게임은 아니라는 점 정도일 것입니다. 아직까지 버그로는 배틀필드를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죠.... 


 캠페인은 모던 워페어 시리즈 이후 특징이된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시나리오 전개와 연출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뻔히 예측이 되는 내용이면 사실 게이머 입장에서 그다지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죠.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를 계속보다 보면 다소 식상해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전체적인 스토리텔링 수준은 도입부분에서는 흥미를 유발하지만 중반 이후에는 뻔한 전개로 인해 이전에 한번도 콜옵 시리즈를 못해본 유저가 아니라면 몰입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스토리 부분은 개인적 취향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게임은 가상의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미국이 남미에 기반을 둔 연합체인 연방 (Federation) 의 기습 공격으로 파괴된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우주에 배치한 운동 에너지 무기인 오딘 (ODIN) 을 탈취당해 오히려 미국이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주인공 가족은 (아버지와 두 아들) 전장에서 연방과 맞서 싸웁니다. 


 고스트는 미국에 소속된 전설적 특수부대로 주인공은 고스트 중 하나가 되어 연방과 싸우게 됩니다. 주된 악역은 포로로 잡힌 후 전향한 전직 고스트 요원 로크 (Rorke) 인데 주인공과 맞서는 동기가 확실치 않고 그 역할 역시 좀 확실치 않아서 다소 아쉽습니다. 그나마 게임에서 건질 건 개 정도랄까.... 





  

 전장속의 병사의 모습을 그렸던 콜오브듀티 1,2 및 확장팩에서는 적이라고 해도 불특정 다수의 적 병사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왜 싸우는지에 대한 동기 부여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2차 대전 당시 전쟁터에 나간 미군 병사가 왜 싸워야 하는지 게임 내에서 굳이 그 동기를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싸우는지가 주된 내용이 됩니다. 


 하지만 모던 워페에 이후 영화 같은 스토리 위주의 게임이 되면서 무엇 때문에 싸우게 되는지 동기 부여도 중요해 지고 악역도 중요하게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리지널 콜오브듀티에서는 악역이라는 게 딱히 없지만 모던 워페어에서 부터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죠. 또 게이머의 뒤통수를 치는 배신이나 반전도 중요해 집니다. 


 전반적으로 고스트는 이런 부분에서 부족합니다. 반전이라는 게 너무 뻔한데다 좀 억지로 끌고 나가는 내용이고 특히 결말 부분은 후속작을 위한 억지스런 설정이라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만들면 후속작이 나올 수 있을지도 고민되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봤을 때 콜오브듀티 프랜차이즈가 살아나려면 이제 모던 워페어는 잊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인피니티 워드에서 나간 개발자들이 만드는 타이탄 폴 처럼 보다 참신한 플레이 방식을 생각해야 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멀티는 말할 것도 없이 말이죠. 



(석유 시추 시설 공격하는 건 언제까지 반복할 건지.... )


 개인적으로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1 편부터 해왔느데 이제 더 이상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는 말로 리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 말고 다른 유저들의 반응이라도 좋아야 할 텐데 메타크릭 유저 스코어가 PC 버전은 10 만점 중 2 점을 못넘는 수준입니다. 판매량도 전작에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액티비전과 인피니티 워드가 정신을 차리려면 구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의사 표시를 하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미운정에라도 계속 사주면 같은 식으로 계속 만들까봐 겁나네요. 


   



댓글

댓글 쓰기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