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썩지 않는 플라스틱 오염하면 육지위에 버려진 폐기물들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 오염 역시 매우 심각한 문제 입니다. 그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에서 이미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9051771 참조)
부주의하게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대부분 가볍기 때문에 가라앉지 않고 표층을 부유하면서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원료 단계의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인 펠릿 (pellet) 이 직접 바다로 유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은 물속에서는 플랑크톤과 잘 구별되지 않기 때문에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는 바다 생물들이 이를 섭취하면서 체내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이게 됩니다. 결국 위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되면 이 동물들은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습니다.
플리머스 대학 (Plymouth University) 및 엑세터 대학 (University of Exeter) 의 해양 생물 연구자들은 바다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 중 하나인 바다 갯지렁이 (lugwarm) 역시 5 mm 이하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 (microplastic) 오염으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Current Biology 에 발표했습니다.
(해변가에 모래와 섞여 있는 플라스틱 조각들 Microscopic fragments of plastic -- or microplastics -- are pieces of plastic less than 5 mm in diameter and are a global marine pollutant. This image shows microplastic fragments and pre-production pellets collected from a sandy shoreline in Europe; these items are continually fragmenting in the environment. In this issue, experiments were conducted with sediment dwelling marine worms, showing that chemically inert microplastics of a size similar to sand grains from the beaches in which the worms lived caused physical harm (Wright et al.) whilst Browne et al. showed microplastic can move pollutants and additives to worms, reducing functions linked to health and biodiversity. Credit: Current Biology, Wright et al.)
연구의 주저자인 스테파니 라이트 (Stephanie Wright, University of Exeter) 에 의하면 갯지렁이가 주로 서식하는 바다 밑바닥의 환경이 마이크로플라스틱에 의해 매우 심하게 오염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갯지렁이들이 영양분을 섭취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바다 밑 진흙과 모래에서 갯지렁이들은 육지의 토양에서 지렁이가 하는 일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바다 밑바닥 환경에서 모래와 유기물을 여과해서 분해해 더 자연의 순환과 오염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갯지렁이의 생존이 위협받는 다는 것은 자연 생태계는 물론 더 넓게는 바다에 의존하는 인간에게도 좋은 소식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플리머스 대학의 마크 앤서니 브라운 (Mark Anthony Browne) 은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이와 같은 마이크로플라스틱들이 분명히 갯지렁이들에게 해롭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작은 플라스틱들이 갯지렁이들의 소화관을 막을 뿐만 아니라 각종 해로운 화학 물질을 운반하는 역할도 같이 겸하고 있다고 합니다.
갯지렁이는 바다 밑바닥 환경의 오염을 정화할 뿐 아니라 여러 어류들의 중요한 먹이 공급원이기도 합니다. 낚시꾼에게도 친숙한 이 작은 무척추동물은 먹이 사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 이들의 생존이 위협받는다면 먹이 사슬의 위에 있는 어류들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더 우려스러운 일은 먹이 사슬을 따라 플라스틱 조각을 타고 들어온 해로운 화학물질들이 농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향후 플라스틱 및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로 들어가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재활용 및 플라스틱 물질의 현명한 사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런 주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일을 시행하려들면 관련 업계의 반발과 더불어 돈 문제가 항상 발목을 잡기 마련이죠. 그러나 결국 인간 역시 바다 생태계의 일부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용을 문제로 무시할 수 만은 없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Stephanie L. Wright, Darren Rowe, Richard C. Thompson, Tamara S. Galloway. Microplastic ingestion decreases energy reserves in marine worms. Current Biology, 2013; 23 (23): R1031 DOI: 10.1016/j.cub.2013.10.068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