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달에서 식물을 키운다 ? Lunar Plant Lander



 아폴로 시리즈 이후 달 표면에 대한 탐사가 다소 뜸해진 건 사실이지만 미국이 다시 유인 달 착륙 계획을 시도하는 것을 비롯해서 다시 달 표면에 대한 유인 탐사 제안들이 하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구적인 유인 달기지 건설은 나사의 오랜 숙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은 지구와는 달리 강력한 자기장과 대기가 없기 때문에 심우주 방사선은 물론 태양에서 오는 고에너지 입자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환경입니다. 달표면의 방사선 환경은 국제 유인 우주 정거장 (ISS) 의 환경보다 더 생명체와 인체에 해롭습니다. ISS 도 지구의 자기장에 의해 보호를 받기 때문이죠.  


 아폴로 미션에서는 인간이 달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매우 짧았지만 향후 달 기지 미션이나 혹은 화성 탐사 미션에서는 더 장기간 지구의 자기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환경에 노출되어야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과연 장기간 지구의 동식물이 잘 견딜 수 있을지는 미래 우주 탐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사의 Lunar Plant Growth Habitat team 과학자들은 2015 년을 목표로 아주 작은 컨테이너에 식물을 담아 달 표면 환경에서 잘 자랄수 있는지를 테스트 할 계획입니다. 밀폐된 작은 탐사선 내부에는 순무 (turnip), 바질 (basil), 애기장대 (Arabidopsis) 등을 키울 계획인데 애기장대의 경우 식물 실험에서 자주 사용되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이 식물들은 5 - 10 일 정도 달에서 발아해서 싹을 틔우고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는데 적당하다고 합니다. 


 이를 진행하는 과학자들은 이 식물들이 광산안의 카나리아 (canary in a coal mine)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생각보다 생물들이 달 표면의 방사선에 견디기 힘들어 한다면 미래 유인 달기지는 방사선 차폐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초파리나 쥐 같은 동물 실험보다 식물을 이용한 실험이 더 소규모로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고 결과를 예측하기 쉽기 때문에 달에서 어떤 생물이 잘 살수 있는지 첫번째로 테스트하기에 가장 적당한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STS  - 118 스페이스 셔틀 미션에 사용된 식물 재배 플랜트 Plant growth chambers, seeds and watering devices that made up part of an experiment flown to the space station during the STS-118 space shuttle mission. The seeds were later returned to Earth and grown within lunar growth chambers designed by students. Credit: NASA )  


 사실 우주 공간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 자체는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이미 우주 왕복선에서도 식물들이 제대로 발아해서 싹을 틔우고 광합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으니까요. 다만 지구 이외에 천체 표면에서 식물을 재배한 적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아주 작은 소규모 탐사선을 이용해서라도 이를 실험한다면 어떤 식물이 미래 달 탐사나 혹은 달은 넘어선 탐사 (예를 들어 화성) 에 가지고 가는데 유리한 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식물은 우주 비행사가 식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우주에서도 신선한 샐러드를 먹을 수 있음)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고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부수적인 효과로 우주 정거장에서 키우는 식물들은 장기간 밀폐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우주 비행상의 심리적 안정을 도울 수도 있다고 하네요.


 나사의 과학자들은 이를 구글의 루나 X 프라이즈 (Google Lunar X-Prize) 연계해서 2015 년에 진행할 계획도 있으나 아직은 미정이라고 하겠습니다. 발상 자체는 괜찮아 보이는데 요즘 예산을 조달하기 힘든게 사실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시점에서 실험이 진행될지는 확실치 않아 보이네요. 



(Lunar Plant Lander 의 컨셉 아트. 아마도 직접 태양 광선을 받아서 키우기 보다는 우주 왕복선과 우주 정거장에서 처럼 인공광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보임.  Credit : NASA)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