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92 - 화성에서의 300 일




 화성에서 지난 1 년 넘게 여러가지 과학적 탐사를 진행중인 큐리오시티 로버의 임무중 한가지는 미래 유인 화성 탐사를 준비하기 위해 화성에서의 방사선 피폭 수준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이 자료는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써 미래 화성 유인 탐사를 시도하기 전에 화성으로 가는 동안, 화성에서 체류하는 동안,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동안에 받는 방사선 수준을 정확히 측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유인 탐사에서 방사선 방호 대책과 적절한 탐사 시간을 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서도 한번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참고 : 화성까지 가는 길은 험난 ? http://blog.naver.com/jjy0501/100189064905
           생각보다 낮은 화성의 방사선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4030574


 큐리오시티 로버에 탑재된 RAD (Radiation Assesment Detector ) 는 화성에 가는 동안은 물론 화성 표면에서의 방사선 수치를 기록해 과학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서 포스트에서 이미 상세히 설명했으므로 중복된 설명은 피하겠지만 아무튼 화성 <-> 지구간 우주 여행에서의 방사선 노출은 다소 높은 편이며 화성 표면에서는 화성 대기에 의한 보호를 받기 때문에 이보다 낮기는 해도 여전히 지구 표면 보다는 높은 방사선 노출에 시달려야 합니다. 


 태양과 우주의 다양한 고에너지 입자 방출원 (항성에서부터 초신성까지) 들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방사선을 내놓습니다. 지구는 이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호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 자체에서 나오는 자기장과 지구 대기입니다. 지구는 크기에 비해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어 고에너지 입자들이 함부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데 이 자기 보호막은  ISS 같은 저지구 궤도를 도는 유인 정거장 까지 보호해 줄 수 있습니다.


 한편 지구의 대기는 태양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오존 층을 비롯한 두터운 대기층이 있어 태양과 우주 저편에서 날라오는 방사성 입자들을 막아줍니다. 이와 같은 방호벽은 방사선에 취약한 DNA 를 지닌 지구 생명체가 지표에서도 번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태양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인 Solar Energy Particle (SEP)  와 우주 저편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인 Galactic Cosmic Ray (GCR) 를 막아주는 지구의 자기장  Credit : NASA/JPL-Caltech/SwRI ) )



 화성의 경우 태양에서 오는 방사선의 수준은 지구보다 낮지만 대신 지구 같은 강력한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우주에서 날라오는 방사선을 쉽게 방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설명했듯이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더 나은 수준이라 화성 표면의 방사선 수준은 화성 - 지구간 우주 공간 보다는 낮습니다.


 큐리오시티의 RAD 와 관련된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사우스웨스트 연구소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의 돈 하슬러 박사 (Dr. Don Hassler) 와 그의 동료들은300 일간의 RAD 데이터를 분석해서 화성 유인 탐사시 얼마나 많은 방사선에 노출될 것인지를 보다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사이언스 Science 에 발표했습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지만 실제 유인 화성탐사에 견줄만한 더 장기간의 데이터를 통해 이를 입증했다는 것이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RAD 데이터를 이용해서 화성에서 체류하는 동안 노출되는 방사선 양을 비교한 것.  Using the data collected by SwRI’s Radiation Assessment Detector onboard the Curiosity rover, this chart compares the radiation dose equivalent for a 500-day stay on Mars to the dose associated with a 180-day journey to Mars, a six-month stay on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and several Earth-based sources of radiation. (Credit: Image courtesy of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RAD 데이터에 의하면 2012 년 8월에서 2013 년 6월까지 화성 표면에 도달하는 은하 우주 방사선 (GCR) 의 양은 하루 평균 0.67 mSv 라고 합니다. 반면 화성까지 가는 동안 노출되는 은하 우주 방사선의 양은 1.8 mSv 로 역시 화성 표면이 그래도 그냥 우주 공간보다는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화성에서 500 일간 보내는 것은 화성 - 지구간 여행 180 일간에 맞먹는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되게 됩니다. 


 만약 아무런 방호 장치가 없다고 할 경우 (큐리오시티는 무인 로버이므로 방사선 보호가 필요없음) 지구 - 화성 왕복 여행은 0.66 Sv 의 방사선 노출이 예상되며 화성에서 500 일간 미션을 포함하는 경우 총 방사선 노출은 1 Sv 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략 100 mSv 의 연간 방사선 노출이 1% 의 암 발생 증가와 연관되고 1 Sv 의 연간 방사선 노출이 5% 정도의 암 발생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방사선 피폭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유인 화성 미션은 반드시 방사선 노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화성 - 지구간을 왕복할 우주선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무게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만약 방사선 방호까지 생각한다면 화성 탐사선은 더 무거워 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는 화성 유인 탐사는 사실 고려할 만한 가치가 없으므로 미래의 유인 화성 탐사계획은 반드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Donald M. Hassler, Cary Zeitlin, Robert F. Wimmer-Schweingruber, Bent Ehresmann, Scot Rafkin, Jennifer L. Eigenbrode, David E. Brinza, Gerald Weigle, Stephan Böttcher, Eckart Böhm, Soenke Burmeister, Jingnan Guo, Jan Köhler, Cesar Martin, Guenther Reitz, Francis A. Cucinotta, Myung-Hee Kim, David Grinspoon, Mark A. Bullock, Arik Posner, Javier Gómez-Elvira, Ashwin Vasavada, John P. Grotzinger, Msl Science Team†, the MSL Science Team. Mars’ Surface Radiation Environment Measured with the Mars Science Laboratory’s Curiosity RoverScience, 2013 DOI: 10.1126/science.124479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