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좀 더 생각하면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지구가 없어진다고 해서 달이 갑자기 태양계 밖으로 튕겨나가지는 않을 테니까요. 즉 지구와 달 모두 태양 주변을 공전하고 있지만 달의 경우 지구의 중력의 영향으로 인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도 같이 도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은하계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하계의 별들은 모두 고정된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각자 고유운동 이외에도 사실 은하계의 중력에 의해 묶여 있으며 은하 중심을 축으로 공전합니다. 우리 태양 역시 마찬가지죠. 우리는 지구와 함께 모두 은하계를 공전 중입니다.
여기까지는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태양 같은 은하계의 별들이 차선을 변경하듯 자신의 궤도를 빠져나와 다른 궤도로 전이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은하계 별의 궤도 변경. Two pairs of stars (red and blue), which started in the same orbit, have moved (red), or are moving (blue), into new orbits
(Credit: Dana Berry/SkyWorks Digital, Inc.; SDSS collaboration))
뉴멕시코 주립 대학의 마이클 하이덴(Michael Hayden of New Mexico State University)과 그의 동료들은 우주의 디지털 지도인 SDSS(Sloan Digital Sky Survey-III) 데이터를 이용해서 별들의 기원과 이동을 연구했습니다.
별을 구성하는 원소의 대부분은 수소이고 그외 헬륨이지만, 금속이라고 부르는 미량 원소들이 존재합니다. 이 원소의 구성비는 별이 생성된 장소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은하계의 안쪽에 별의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무거운 원소 비중이 높은 반면 밖으로 나갈 수록 무거운 원소의 비중이 떨어지게 됩니다.
연구팀은 이런 기본 가설을 가지고 탄소, 실리콘, 철 등 15개의 원소 비율을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서 조사했습니다. 이들이 7천 개의 별의 조성과 위치를 비교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분명 자신의 위치가 아닌 곳에 있는 별이 30%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설명할 가설 가운데 하나는 별이 자신의 위치에서 새로운 장소로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다른 별이나 성간 구름과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튕겨져 나가는 경우가 가장 흔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나더라도 결국 은하계의 중력에 묶여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 새로운 궤도에서 은하계 중심을 공전하게 됩니다.
이런 별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는 놀랍지 않지만, 그 비율이 생각보다 매우 높은 점은 의외입니다. 앞으로 연구는 이렇게 궤도를 변경하는 별의 정확한 비율과 메카니즘을 규명하는 쪽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일은 만약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과연 태양계의 미래에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흥미로운 가설이죠. 우리가 태양과 함께 은하계를 여행하는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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