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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의 금화가 발견되다 ?






 ( 단지 안에서 발견된 십자군의 금화, 총 108 개의 금화임.  A hoard, composed of 108 gold coins, mostly dinars dated to the Fatimid Period (ca. 900 to 1100 AD), was discovered in a pot by a university student. (Credit: Image courtesy of American Friends of Tel Aviv University) ) 


 게임 어쌔신 크리드 (Assassin's Creed ) 나 혹은 헐리우드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이지만 작년 (2012 년) 에 텔 아비브 대학 (Tel Aviv University ) 의 고고학자들은 십자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단지에 든 금화 (디나르) 108  개를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금화를 발견하는데 성공한 지역은 아르수르 (Arsur 혹은 아르수프 Arsuf) 로 현재 자파 (Jaffa) 와 카이사레아 (Caesarea) 사이에 있는 오래된 십자군 성채의 유적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이 금화단자를 발견한 것은 사실 학생이었는데 혼자 발견 한 건 아닌 만큼 조금 아쉽게 (?) 되었을 듯 합니다. 


 금화 자체는 사실 십자군 국가에서 주조한 것은 아니고 주로는 파티마 왕조 (이집트와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번성한 이슬람 왕조) 가 서기 900 년에서 1100 년 사이 주조한 금화들이었습니다. 이 금화들은 당시 중동지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었으므로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십자군이 이 금화를 보관했던 시기는 1241 년에서 1265 년 사이로 당시엔 십자군이 무슬림 세력과 적극적으로 전쟁을 벌이던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약탈이 아닌 무역을 통해 확보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흔히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당시 십자군 국가들은 본래 유럽보다 더 부유했던 중동과의 무역을 통해 오랜세월 부를 축적해 왔습니다. 여기에는 베네치아와 피사, 제노바 같은 이탈리아 해상도시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었고 이런 이해 관계 때문에 살라딘에 의해서 예루살렘 왕국이 거의 와해 된 이후에도 해안가의 십자군 도시들은 1 세기를 더 버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동서 교역을 통해 중세 도시들이 성장하고 나중에 르네상스의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금화 단지가 발견된 성채는 구호 기사단 (Hospitaller, 혹은 병원 기사단) 의 성채로 지금 생각하면 이상할 지 몰라도 당시에는 기사단 마저도 이교도와의 무역에 개입했기 때문에 이들이 이집트 금화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텔 아비브 대학의 고고학자인 오렌 탈 교수 (Prof. Oren Tal) 당시 금화 2 개 정도로 20 명 정도로 된 대가족이 평균 한달 정도 먹고 살수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 정도 금화면 1000 명 혹은 50 개의 대가족이 1달 정도 먹고살 수입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사실 전성기 시절 십자군 도시들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무슬림들의 금화들이 넘처났을 것입니다. 십자군이 점령한 지역 자체가 무역루트에 접해 있었고 또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이 무역 기지로 활용한 탓에 활발한 교역이 일어났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수많은 이집트나 혹은 다른 지역에서 주조된 금화가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것임은 자명합니다. 사실 마지막 요새인 아크레가 함락되기 직전까지도 이런 무역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심지어 십자군이 무너지고 난 이후에도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에 의해서 그 명맥이 유지됩니다.   


 그러나 이교도와의 무역으로 번성한 십자군 도시들은 결국 이 지역을 통일하려는 이슬람 군주들의 야망을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유적이 발굴된 아르수프의 성채의 경우 맘루크조 술탄인 바이바르스 (Baybars) 에 의해 1265 년에 40 일간의 전투 끝에 점령되었고 술탄은 십자군이 이용하지 못하게 성채를 파괴시키도록 지시해 이 성채는 버려졌습니다. 이 때 미처 알아채지 못한 금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바이바르스가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당시 이집트의 경제력을 생각하면 이 정도 금화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수준이었을 것입니다. (참고로 1265 년 당시 바이바르스의 공격에 대한 설명은 이전 포스트 http://blog.naver.com/jjy0501/100159807834  참조 ) 



(버려진 아르수프의 성채  http://en.wikipedia.org/wiki/File:Arsuf.JPG )  


 아무튼 단지째 금화가 발견된 건 꽤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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