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1 세기 중반에는 북극해 횡단 항로가 개통 ?




 현재의 지구 기후 변화의 추세를 보면 결국 북극해의 해빙이 언젠가는 대부분 사라지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북극해에 배가 다닐 수 있는 북서항로가 열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자들이 이 시기를 예측해 왔는데 최근 UCLA 의 연구자들은 2040 년에서 2059 년 사이 북극해 횡단 항로 (Trans Arctic shipping) 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캐나다 북부 해안선을 따라서 항해하는 북서항로 이상으로 충격적인 일입니다. 이 내용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lus 에 실렸습니다.   




( 21 세기 중반에 이르면 북서 항로는 물론이고 아예 북극해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항로 개척이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The fastest navigation routes for ships seeking to cross the Arctic Ocean by mid-century include the Northwest Passage (on the left) and over the North Pole (center), in addition to the Northern Sea Route (on the right). UCLA researchers arrived at these projections by studying sea ice forecasts from seven climate models for the years 2040 to 2059. The projections assume a medium-low increase in carbon emissions and corresponding medium-low rise in global warming. Red lines indicate the fastest available trans-Arctic routes for Polar Class 6 ships (moderate-capability icebreakers such as those used today in the Baltic), and blue lines indicate the fastest available routes for common open-water ships. Where overlap occurs, line weights indicate the number of successful transits following the same route. Dashed lines reflect currently existing sovereignty boundaries. The white backdrop indicates period-averaged sea ice concentration. (Credit: Image courtesy of PNAS, DOI 10.1073/pnas.1214212110) ) 


 과거 신항로 발견 시절 때 부터 북극해 방향으로 유럽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항로를 개척하려는 시도가 있어왔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가면 남미를 돌아서 가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유럽에서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탐사 결과 결국 이와 같은 항로는 1 년 내내 얼어있는 북극해 때문에 잠수함이 아닌 다음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전에도 북서 항로 (북극해를 통해 대서양에서 서쪽의 태평양으로 가는 항로. 캐나다 북쪽과 알래스카를 거쳐 베링해엽으로 나오는 것) 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최근 북극해의 해빙이 급속히 감소하면서 북서 항로의 오랜 꿈은 (?) 이제 실현단계에 와 있는 상태입니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해빙이 더 감소해서 아예 북극해 횡단 노선이 개척되면 항로는 20% 이상 짧아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배를 통한 화물 수송이 더 빠르게 가능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재 로테르담에서 일본의 요코하마 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해 가는 경우를 가정할 때 북극 항로가 개척되면 무려 40% 나 짧은 노선으로 항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2008 년 역사적인 북서 항로 항해의 성공 (MV Camilla Desgagnés ) 이후 2012 년에는 46 회의 북방 해로 항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쇄빙선이나 혹은 북극해의 해빙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배만 가능한 항로가 미래에는 일반적인 선박에도 가능해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21 세기 중반에 이르게 되면 북극해 항로가 지금보다 훨씬 활짝 열리게 된다는 예측 자체는 놀라울 것은 없는 내용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내포하는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북극해의 기온이 이렇게 올라가게 되면 전 지구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기후 충격이 올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기상 이변이 점차 증가하면서 그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은 시점임을 생각할 때 심각하게 생각해볼 소식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Laurence C. Smith, Scott R. Stephenson. New Trans-Arctic shipping routes navigable by midcentury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3; DOI: 10.1073/pnas.121421211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