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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판 상어의 빨판은 어디에서 왔을까 ? (Origins of the Sucking Disc of Remora)




 빨판 상어 (Remora) 는 경골 어류 빨판 상어과 (Echeneidae) 에 속하는 어류로 머리에 달린 빨판 (sucking or adhesion disc) 의 존재 때문에 아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어류 입니다. 한국어로는 상어라는 명칭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상어 같은 연골 어류가 아니라 경골 어류이며 상어와 근연 관계에 속하는 어류는 아닙니다.


 몸길이 30 - 90 cm 정도되는 크기의 빨판 상어과 어류들은 1 cm 정도 되는 치어 시기 부터 머리위에 빨판이 생겨나기 시작해서 3 cm 정도만 되도 완전한 기능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들은 상어는 말할 것도 없고 고래, 가오리, 듀공 등 대형 어류와 해양 포유류등 달라 붙을 수 있는 대형 동물에 달라 붙어 무임승차를 합니다. 이들이 누리는 것은 무임 승차 외에도 다른 포식자로부터의 보호와 더불어 대상 물고기가 먹고 남기는 먹이 부스러기 입니다.


 이들을 데리고 사는 어류나 포유류 입장에서는 딱히 크게 손해보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뭔가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닌 그런 관계 입니다. (이런 관계를 편리 공생 (Commensalism - 한쪽만 일방적으로 이득을 얻는데 다른 쪽에 피해를 주지 않는 관계) 이라고 합니다) 가끔 숙주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죠.


 과거 부터 인간에게 존재가 알려졌는데 서양에서는 이 물고기가 배에 들러 붙으면 배가 느려지거나 멈춘다는 미신이 있어 여기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remora 는 '지연되다 (delay)' 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으며 Echeneis 라는 학명 역시 그리스어의 잡다 (echein) 와 배 (naus) 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빨판 상어의 빨판. Remora, Belize Barrier Reef. public domain image
  http://en.wikipedia.org/wiki/File:Remora_Belize_Reef.jpg )


 19 세기 부터 생물학자들은 이 빨판이 이 물고기의 등에서 사라진 첫번째 등지느러미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추정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를 지지하는 증거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스미소니언 연구소 (Smithsonian Institution ) 와 런던 자연사 박물관 (London's Natural History Museum) 의 과학자들은 Journal of Morphology 에 발표한 논문에서 빨판 상어와 유연 관계에 있는 농어과 어류 (white perch (Morone americana)) 와의 발달을 비교해 알에서 깬 직후에는 농어와 마찬가지로 등 지느러미가 자라지만 이후 빨판으로 변형되는 점을 관찰했습니다. 이는 형태학적으로 등 지느러미가 빨판으로 변형되었다는 것을 지지하는 증거입니다.


 한편 옥스퍼드 대학 (Oxford University) 과 런던 자연사 박물관 (London's Natural History Museum) 의 과학자들은 빨판 상어의 초기 진화 형태를 알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3000 만년된 빨판 상어 화석으로 이미 이 시기 부터 빨판이 잘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옥스퍼드 대학 지구과학부의 맷 프리드먼 (Matt Friedman of Oxford University's Department of Earth Sciences) 은 이 화석에서 등 지느러미는 이미 분명한 빨판으로 진화한 상태라고 설명했으며 아마도 이런 빨판이 등 지느러미에서 생긴 후 머리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초기 단계에서 이미 이런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은 빨판이 이들의 생존에 매우 효율성이 높아서 더 이상 등 지느러미와의 중간 단계 따위로 존재할 필요가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이번에 발견된 3000 만년 전 빨판 상어의 화석. 머리쪽에 빨판의 존재가 확인됨 Remora fossil body. The sucker is boxed off in white. (Credit: Image courtesy of University of Oxford))


 지난 수천만년 동안 빨판 상어가 번성했다는 점은 생존 경쟁에서 빨판의 효용성을 입증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일은 무임 승차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진화적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참고


   Journal Reference:


  1. M. Friedman, Z. Johanson, R. C. Harrington, T. J. Near, M. R. Graham. An early fossil remora (Echeneoidea) reveals the evolutionary assembly of the adhesion disc.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13; 280 (1766): 20131200 DOI: 10.1098/rspb.2013.1200
  2. Ralf Britz, G. David Johnson. Ontogeny and homology of the skeletal elements that form the sucking disc of remoras (Teleostei, Echeneoidei, Echeneidae)Journal of Morphology, 2012; 273 (12): 1353 DOI: 10.1002/jmor.20063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3/06/130606191001.htm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3/07/130726074238.htm

http://en.wikipedia.org/wiki/Rem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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