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69 - 사방으로 거대한 물질을 내뿜는 블랙홀




 이전에도 몇번 언급한 바가 있지만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인 블랙홀은 사실 때때로 엄청난 물질을 외부로 뿜어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제트 (jet) 라는 강력한 물질 분출의 흐름이 블랙홀의 양극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 메카니즘에 대해선 아직도 100% 규명된 것이 아니지만 이전 포스트들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좁은 사상의 지평면으로 막대한 물질이 빨려들어갈 때 모두 흡수되지 못하고 강착 원반에 수직으로 형성된 자기장을 따라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들은 아주 강력한 제트를 분사해 아이러니 하게도 우주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천체가 됩니다. 


 최근 ESO (유럽 남천 천문대) 가 관측한 막대 나선 은하인 NGC 3783 의 경우 지구에서 대략 1억 3700 만광년 떨어진 활동 은하로 상대적으로 지구에서 관측하기 용이한 위치에 있습니다. ESO 의 VLTI ( Very Large Telescope Interferometer ) 는 이 은하의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 (SMBH : supermassive black hole ) 을 관측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과거 은하 중심 블랙홀을 비롯해서 물질을 빨아들이고 있는 블랙홀에서 발견되던 제트 이외에 거대한 물질의 분출이 관측된 것입니다.


 이 물질은 블랙홀의 극지역에서 분출되는 낮은 온도의 먼지와 블랙홀 주변을 돌고 있는 도넛 모양의 가스 먼지인 토러스 부분에서 나오는 상대적으로 뜨거운 섭씨 700 - 1000 도 사이의 가스 먼지입니다. 왜 이런 막대한 물질이 같이 새어나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블랙홀이 뿜어내는 물질이 막대하다는 것 자체로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외부로 거대한 물질을 뿜어내는 블랙홀.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the surroundings of the supermassive black hole at the heart of the active galaxy NGC 3783 in the southern constellation of Centaurus (The Centaur). New observations using the Very Large Telescope Interferometer at ESO's Paranal Observatory in Chile have revealed not only the torus of hot dust around the black hole but also a wind of cool material in the polar regions. (Credit: ESO/M. Kornmesser))




(동영상) 


 이와 같은 의외의 관측 결과는 아마도 블랙홀 안쪽으로 너무 많은 물질이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극심한 정체를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생긴 강력한 에너지 방사 때문에 생긴 것 같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메카니즘은 확실치 않습니다.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이라면 블랙홀이 사방으로 막대한 물질을 뿜어내는 광경입니다. 


 ESO 의 과학자들이 이 광경을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130 미터급 망원경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VLTI 의 힘과 낮은 온도의 먼지와 가스의 관측을 용이하게 하는 적외선 및 근적외선 관측 결과 때문이었습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세바스티앙 호니그 Sebastian Honig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 USA and Christian-Albrechts-Universitat zu Kiel, Germany) 는 "이 연구는 첫번째로 활성 은하 핵 (AGN : Active Galaxy Nuclei) 를 중적외선 (mid infrared) 영역에서 관측해서 실온 수준의 차가운 먼지 흐름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 이라고 의의를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인 메카니즘은 아직 불명이지만 블랙홀이 때때로 거의 광속에 가까운 아원자 입자의 제트 외에도 다양한 물질을 뿜어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두 삼키는 천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죠. 아마도 우리 인간에게 너무 과욕을 부리면 체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일까요 ?  



 참고

Journal Reference:

  1. S. F. Ḧonig, M. Kishimoto, K. R. W. Tristram, M. A. Prieto, P. Gandhi, D. Asmus, R. Antonucci, L. Burtscher, W. J. Duschl, G. Weigelt. DUST IN THE POLAR REGION AS A MAJOR CONTRIBUTOR TO THE INFRARE D EMISSION OF ACTIVE GALACTIC NUCLEI. The Astrophysical Journal, July 10, 201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