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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 이야기 (1)





 이전에 소개드린 대로 OPERA 중성미자 실험 결과를 포함한 광속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 포스팅 해봅니다. OPERA 실험에서 광속보다 빠른 중성미자가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 때문에 꽤 화제가 된 바 있는 데 이것 뿐만이 아니라 광속 측정의 역사를 이야기 해보고 아인슈타인의 광속도 불변의 원리가 계속 타당할 것인지를 잠시 언급해 보겠습니다. 다만 쓰는 사람이 물리학 전공이 아니라는 점은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마 앞부분 이야기는 교과서 에서 보신 분도 꽤 되리라 예상되지만 전체 글의 흐름을 위해 그냥 설명합니다.  



 1. 초기 광속도에 대한 측정


 과학 혁명 이전에 빛의 과학적 특징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빛의 본질이나 속도라는 문제는 대부분 근대 이전에는 진지하게 생각할 만한 주제라고 할 수 없었죠. 하지만 근대 자연 과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달랐습니다. 광속도 (c 라고 표시) 에 대한 최초 실험이 그에 의해 이루집니다. 


 갈릴레이는 빛의 속도가 있고 이것이 유한할 것이라는 착상을 처음 해냈거나 혹은 기록상 처음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과학의 아버지 (father of Science) 답게 이를 실험으로 증명할 생각을 처음 해냅니다. 1638 년 갈릴레오는 두사람이 램프와 가리개를 이용해서 빛이 한사람이 빛을 보여주면 멀리 떨어진 다른 사람이 이를 보고 바로 빛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빛이 왕복한 속도를 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초상화. 1636 년작. 후세의 아인슈타인은 그를 현대 과학의 아버지 (father of modern science) 라고 불렀다  This image (or other media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s copyright has expired. ) 




 (갈릴레이의 광속 실험의 개념도. 관측자 A/B 는 모두 램프와 가리개를 들고 있다. 관측자 A 가 램프를 가리개로 가렸다가 이를 치워서 불빛을 보낸다. 그러면 거리 C 만큰 떨어진 관측자 B 는 이를 보는 즉시 같은 행동을 해 불빛을 보낸다.  관측자 A 는 자신이 신호를 보낸 후 다시 관측차 B 가 보낸 불빛을 본 시간 (T) 를 측정하면 빛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실제 실험이 정확하다면 빛의 속도는 위에서 2C/T 가 될 것이다. ) 


 갈릴레이의 실험의 개념은 정확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빛의 속도가 매우 빠른데 인간의 반응속도는 매우 느리다는 것입니다. 갈릴레이가 살제 1 마일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육안으로 보고 한 실험 결과로는 빛의 속도를 일정하게 측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이 업적은 과연 자연과학의 아버지로써 선구적인 실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광속을 애매한 상상이나 이론이 아니라 실제 실험과 관측으로 검증하려 했다는 바로 그 점이 과학적 방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빛의 속도를 재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런 과학적 방법론을 최초로 개척했기 때문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아무튼 근대 유럽의 초보적 기술로는 이런 방식으로 광속을 정확하게 측정하기란 불가능 했습니다. 당시에도 광속이 무한하지 않다면 속도를 측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빨라서 일 거라는 점은 추정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광속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 갈릴레이 이후 해결책을 제시한 사람은 덴마크의 천문학자 뢰머 (Ole Christensen Rømer ) 입니다. 뢰머는 뉴튼과 동시대 인이고 뉴튼과도 개인적 친분이 있던 천문학자였습니다. 뢰머는 특히 목성과 그 위성인 이오를 망원경으로 오랜시간 관측했고 이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측한 결과 지구도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즉 지구도 태양 주위를 공전함에 따라 목성 - 이오와의 거리와 각도가 계속 변했던 것입니다. 만약 목성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면 (천동설) 이와 같은 움직임이 나타날 수 없었습니다. 


 뢰머가 목성 - 이오를 관측한 이유는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광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이오의 공전 주기는 42.5 시간으로 매 일정한 시각 마다 목성의 그림자 뒤에 숨게 됩니다. 만약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면 목성의 그림자 뒤로 이오가 숨는 시간은 일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면 목성의 그림자 뒤로 이오가 숨는 사건이 일어나도 그게 지구에서 관측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만약 지구 - 목성간 거리가 훨씬 멀다면 그 시간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착상에서 이 두 시간의 차이를 알면 당시 지구 - 목성의 크기와 공전 궤도가 알려졌기 때문에 간적접으로 광속도 c 를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위는 필자가 그린 조잡한 개념도 이지만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지구가 A 지점에 있을 때는 목성이 이오에 그림자 뒤로 숨는 사건 (식현상) 이 빨리 관측이 되지만 B 지점에 있을 때는 빛이 더 많은 시간을 와야 하므로 식현상이 좀 더 늦게 관측된다. 이 차이를 알면 결국 광속도를 알 수 있다.)


 사실 뢰머가 처음 부터 광속을 재려고 이런 관측을 한 것은 아닙니다. 뢰머는 140 회 정도 이오의 식현상을 관측했는데 3개월간 이오의 식형상이 11분 정도 늦게 나타나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속도 계산 자체는 또 한명의 천문학자 호이겐스의 도움이 있었고 관측도 카시니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계산된 빛의 속도는 초속 21.4 만 km 였습니다. 사실 뢰머의 방법론 자체는 정확한데 관측에 다소 에러가 있었던 것입니다. 1676 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대에 이와 같은 관측 결과를 알아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뢰머의 방법론과 주장이 곧바로 받아들여졌던 것은 아닙니다. 이후 시대가 다시 흘러 1727 년에 영국의 천문학자 제임스 브래들리 (James Bradley) 에 의해 빛의 광행차 ( aberration of light) 가 발견되면서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사실이 널리 받아들여 졌습니다. 


 사실 브래들리 역시 광속도를 측정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고 그냥 용자리 γ 를 측정하던 중 우연히 발견하게 된 광행차에 의해 광속이 유한함을 알게 됩니다. 빛의 속도는 진공에서 대략 30만 km/s 이고 지구의 공전 속도는 30 km/s 정도입니다. 따라서 지구에서 항성을 관찰하면 지구도 움직이기 때문에 그 위치가 조금씩 변합니다. 잘 알려진 연주 시차 이외에 빛의 속도가 유한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도 있는 데 이것이 광행차입니다. 




(만약 광속이 무한하다면 항성 S 에서 나오는 빛은 그 즉시 지구 E 에 도달이 가능. 그러나 실제로 빛의 속도는 유한하고 지구의 관측자도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의해 이동하고 있으므로 항성 S 를 관측하기 위해 S' 위치로 망원경을 향해야 관측이 가능하다) 


 지구의 공전에 의해 발생하는 연주 광행차는 20.47"정도이고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일일 광행차는 적도에서 최대  0.32" 입니다. 브래들리가 광행차를 이용해 계산한 광속도는 대략 초속 30만 km 로 현대의 측정값과 거의 같습니다. 이는 이미 18 세기에 이르러 그만큼 관측이 정확해 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에도 광속도 측정 시도는 이어져 빛이 유한한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 지게 됩니다. 이는 천문학의 발전으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였는데 천문 관측이 정확해 질 수록 유한한 광속에 의한 효과를 보정하지 않고는 정확한 관측이 어려워 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광속도 측정을 위해 천문현상을 관측했다기 보다는 반대로 정밀한 천문 관측과 그 결과를 계산하기 위해 광속이 측정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미 18 세기에는 광속도 c 가 대략 초속 30만 km 라는 사실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한편 19 세기에 들어와서는 천문현상을 이용하지 않고 지상에서의 실험으로도 빛의 속도를 관측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었습니다. 그중 유명한 것은 역시 톱니바퀴를 이용한 프랑스의 물리학자 피조 ( Armand Hippolyte Louis Fizeau) 의 실험입니다. 이 발상은 기본적으로 위에서 설명한 갈릴레이의 실험과 같습니다. 


 피조는 8.6 km 거리에 망원경 같은 관측장치와 빛을 반사시키는 장치를 마련해 왕복 17.2 km 의 거리를 빛이 왕복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측정하기 위해 720 개의 톱니를 가진 바퀴를 회전시키면서 빛이 통과되거나 막히는 현상을 관측했습니다. 정확히 톱니가 1초에 12.6 바퀴를 돌때 반사된 빛이 톱니에 의해 차된되는 현상을 발견한 피조는 이 회전속도에서 톱니 하나가 도는 시간 동안 빛이 17.2 km 를 왕복했다고 계산했습니다. 톱니 하나가 도는 시간은 0.0000055 초 이므로 빛의 속도는 31.3 만 km/s 였습니다. 이는 1849 년에 측정한 값이었는데 사실 정확도 면에서는 브래들리의 측정값보다는 못한 것이었습니다. 




 (피조의 톱니 실험의 개념도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표시  저자 Brews ohare ) 


 이와 같은 역사적 실험을 거쳐서 다시 역사상 중요한 실험인 마이컬슨 - 몰리의 실험이 진행되게 됩니다. 이들은 사실 빛이 아니라 에테르의 존재를 검증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천문현상을 관측하던 일이 우연히 빛의 속도를 알려준 것 처럼 에테르 검출 실험이 빛의 속도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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