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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파괴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5)








 8. 오존 파괴의 확인


 과학자들은 대기중 오존의 농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Dobson unit (DU, 이하 DU) 이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1 DU 는 표준 온도와 압력에서 10 ㎛ 두께의 오존을 지표에 깔수 있을 정도의 오존의 양을 의미합니다. 이는 평방 미터당 2.69×1020 개의 오존 원자가 있는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오존의 양은 고도, 위도, 그리고 계절에 따라 변화가 좀 있습니다. 항상 같은 농도의 오존이 1년 365 일 지구 어디서나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이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오존의 파괴 반응이 잘 일어나는 낮은 온도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추운 계절과 위도에서 오존 파괴 반응이 더 가속됩니다.  



 (대기 중 오존의 농도와 일반적인 고도와의 관계. 지표 근처에도 대기 오염의 결과인 일부 오존이 있을 수 있음. 높은 고도에서 온도가 낮은 데도 오존의 농도가 높은 이유는 강한 자외선으로 오존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임.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대기 중 오존의 고도 및 위도 별 농도 차이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2000 년 6월에 측정한 지구의 오존 농도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1970년대 TOMS (Total Ozone Mapping Spectrometer ) 라는 기기가 개발되자 연구자들은 보다 정확하게 오존의 대기중 농도를 지도로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위치와 계절에 따른 오존의 농도가 규명되게 되었죠. 


 그러자 1970 년대 부터 대기중 오존, 특히 남극 대륙의 오존양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1985 년에 봄철 남극의 오존 농도는 70% 가 감소한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농도의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1975 년 이전 수준보다 최근 극지방의 오존 농도가 33% 수준까지 떨어진 것을 목격했습니다.   



 (가장 심하게 감소한 시점을 기준으로 본 남극의 오존 농도. 참고로 세계 오존 평균 농도는 300 DU 이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이와 같은 오존층 감소와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특히 UV B 가 쉽게 도달. UV C 의 경우 소량의 오존만으로도 꽤 효과적으로 차단됨) 의 증가는 특히 극지방이나 고위도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동식물에게 적지 않은 위협으로 떠올랐습니다. 


 그 원인으로 앞서 이야기 했듯이 CFCs 가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떠올랐습니다. 처음에는 반발하던 업계에서도 결국 이를 인정하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존 파괴가 더 심각한 수준으로 더 낮은 위도의 인구 밀집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생산 및 사용의 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9. 몬트리올 의정서


 최초 CFCs 가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라는 보고서는 1976년에 미 국립 과학 아카데미 (United States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서 나왔습니다. 듀퐁사는 처음에 이에 반발했지만 쌓여가는 과학적 증거 앞에서는 결국 무릎 꿇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80 년대에 들어 가장 중요한 환경 이슈가 된 오존층 파괴 문제는 결국 이의 원인이 된 CFCs 규제를 위한 국제적 움직임을 마련했습니다.  


 그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몬트리올 의정서 (Montreal Protocol on Substances that deplete the Ozone Layer  오존층 파괴 물질에 대한 몬트리올 의정서) 는 1987 년 9월 16일 43 개국이 합의하에 서명되었고 2년 후인 1989 년 부터 발효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여전히 가입되지 않아서 추가로 가입을 계속 받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1992년에 가입했습니다.


 몬트리올 의정서에 앞서 2년전에 비엔나 컨벤션 (Vienna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the Ozone Layer) 에서 20 개 주요 국 및 CFCs 생산자들이 협상을 통해 사전 작업을 했으며 몬트리올 의정서는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몬트리올 의정서의 확인 및 진행을 위해 1989 년 헬싱키에서 부터 1999 년 베이징까지 총 7 회의 회의와 개정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개정안에 따라서 몬트리올 의정서의 CFCs 및 HCFCs 의 감축 계획은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몬트리올 의정서는 한가지 종류라고 생각하는 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프레온이라는 게 사실은 복수의 CFCs 화합물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이것 말고도 오존층 파괴 물질이 있기 때문에 각 물질별로 또 국가별로 사실 감축 및 생산 금지 연도가 약간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할론 (Halon) 의 경우에는 94년에 선진국에서 사용이 금지되고 2010년에는 개도국에서도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또 사용금지 물질의 항목도 늘어났습니다. 1992년 4차 회의인 코펜하겐 회의까지 브롬 화합물인 브로모클로로메탄 (BCM) 을 규제물질로 추가되어 총 96 개의 오존층 파괴 물질에 대한 규제안이 마련되었는데 이는 최초의 20개에서 크게 증가된 것입니다. 아무튼 이들 중 오존층 파괴 정도가 커서 사용금지가 시급한 물질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사용 금지가 추진되었으며 상대적으로 그 정도가 덜한 것들은 현재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오존층 파괴 물질은 프레온 하나이며 이것은 사용 금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이 프레온은 한가지 물질도 아니고 오존층을 파괴한다고 알려진 여러 물질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아직 모든 물질이 사용 금지되진 않았습니다. 예를들어 앞서 언급한 오존층 및 온실 가스 이자 유독 기체인 사염화탄소 (CCl4) 는 아직도 일부 영역 및 실험실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든 HCFCs 가 완전히 퇴출 되는 것은 2030년입니다. 


 아무튼 이를 통해 오존층 파괴 물질의 배출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나 혹은 다른 정책 입안자들은 오존층 파괴로 인한 보건상의 문제가 매우 심각해지기 전에 막아낸 것을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다만 이것이 100% 피해가 없다는 표현 보다는 피해를 최소화 했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2011 년 봄 이제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거대 오존 홀이 북극권에 등장합니다. 분명 오존층 파괴 물질의 농도가 감소하고 있는데 왜 이런일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미래엔 어떻게 될 것인지 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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