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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5 - 안드로메다 은하 I



 
 아마 우주에 있는 은하 가운데 우리 은하를 빼고 우리에게 제일 친숙한 은하가 바로 오늘 이야기할 안드로메다 은하일 것이다. 인간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멀리 떨어진 천체이며, 오래전 부터 여러가지 신화에 주인공 이기도 한 이 은하에 대해서 간략히 리뷰해 보겠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사진 : Photo of M31, Andromeda Galaxy, from bedfordnights.com by permission of the author, John Lanoue.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1. 안드로메다 신화


 안드로메다는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이다. 에티오피아의 왕 세페우스와 역시 딸처럼 별자리의 주인공인 카시오페아 왕비의 딸이다. 안드로메다가 신화의 주인공이 된 것은 어머니인 카시오페아의 말실수 였다.


 어느날 카시오페아 왕비가 자신과 자기 딸인 안드로메다가 바다의 신인 네레우스(Nereus) 의 딸인 네레이드 (Nereids)들 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검열이라도 하는지 그 말이 역시 바다의 신 포세이돈 (네레우스는 가이아의 아들로 초기 바다의 신이고 포세이돈에게 업무를 넘겨주었다) 의 귀에 들어갔다.


 인간 주제에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 카시오페아 왕비의 말에 격분한 포세이돈은 홍수를 일으켜 나라를 물에 잠기고 하고 바다 괴물을 풀어 사람들과 짐승을 죽었다. 이에 당황한 세페우스 왕과 백성들은 암몬신전에 몰려가 신탁을 구했다. 그런데 그 신탁이 왕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였다.


 딸인 안드로메다를 바다 괴물의 제물로 바치라는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지만 왕이된 입장으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별 다른 방법이 었었다. 결국 안드로메다를 해변가의 바다에 묶을 수 밖에 없었다.




 (사슬에 묶인 안드로메다와 바다 괴물 - 왠지 안드로메다보다 괴물이 더 불쌍해 보이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폴 구스타프 도어작, This image is in the public domain )



 그러나 아름다운 여자가 붙잡혀 있으면 신화에선 영웅들이 그냥 두지 않는 법이다. 마침 메두사를 베고 지나가던 영웅 페르세우스 (Perseus) 는 곤경에 빠진 안드로메다를 보고 괴물을 죽인 후 그녀를 구했다.




 (괴물을 죽이고 안드로메다를 구하는 페세우스 - 옆엔 세페우스 왕과 카시오페아 왕비를 비롯한 일행들이 나와서 환영하고 아래엔 메두사의 목과 괴물이 있다. 안드로메다 옆에는 어디서 왔는지 원작에는 없는 아기 천사까지 있다. Pierre Mignard 작, This image is in the public domain )



 이렇게 안드로메다를 구한 페세우스는 그녀를 데리고가 결혼했는데, 그 사이에 무려 7명의 아들을 두었다고 한다. 그들의 자손들이 페르시아 인들이 되고, 또 영웅 헤라클라스 역시 그들의 먼 후손이라고 한다. 안드로메다가 죽고 나자 아테네 여신은 그녀를 별자리로 만들어 어머니인 카시오페아와 남편인 페르세우스, 그리고 페르세우스의 말인 페가수스 옆에 두었다.




(안드로메다 자리에는 오늘 이야기할 안드로메다 은하 M31 이 있다. 그런데 아버지는 섭섭할 듯 하다. 아머니, 남편, 남편의 말사이에만 있으니 말이다. 역시 괴물에게 바친것에 앙심을 품었을까? GNU/CCL 에 따라 복사 허용)






 2. 안드로메다 은하 관측의 역사


  일단 안드로메다가 별이 아니라는 것은 964년 페르시아 천문학자인 아드 알 라만 알 술피 (Abd al-Rahman al-Sufi )가 처음 기술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는 이 천체가 작은 구름처럼 보인다고 기술했다. 아마 그는 눈이 매우 좋았던 것 같다.

 근대에 들어와서 망원경이 발전하자 과학자들은 곧 이 천체가 별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18 세기의 천문학자인 샤를 메시에 (Charles Messier)는 메시에 목록으로 알려진 성운과 성단, 은하들에 대한 (당시엔 은하인줄은 몰랐지만) 목록을 제시했는데, 이 중 안드로메다는 M31 이란 명칭을 부여받게 된다.


 18세기의 가장 뛰어난 천문학자인 윌리엄 허셜 (William Herchel) 은 이 성운이 매우 먼 거리에 있으며 적어도 시리우스 보다 2천배는 멀리 떨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864년에는 이 천체에 대한 스펙트럼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 작업을 한 윌리엄 허긴스 (Willaim Huggins) 는 이 천체가 가스 성운과는 다르며, 그 구성 성분이 별들과 비슷하다고 보고했다.


 1887년에는 M31 에 대해 보다 자세한 관측이 행해졌다. 아이작 로버츠 (Issac Roberts) 는 최초로 이 천체에 대한 상세한 사진을 구했다. 그 사진은 지금도 남아있는데, 그 디테일이 과거 조악한 초창기 사진으로 보기엔 놀라울 정도다.



 (아이작 로버츠의 안드로메다 은하 사진 - 당시엔 안드로메다 대성운으로 불리웠다 : This work is in thepublic domain )



 아이작 로버츠는 이 천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분석을 시도했다. 당시엔 모든 천체가 우리 은하 내부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작 로버츠는 이 소용돌이 모양의 천체가 형성되는 다른 태양계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이미 1885년에 이 안드로메다에서 신성 (당시에는 초신성인지 몰랐다) 이 발견되었는데도 말이다.



 한편 1912년에는 로웰 관측소 (Lowell Observatory) 의 베스토 슬라이퍼 (Vesto Slipher) 가 이 천체의 도플러 측정을 통해 무려 초속 300km 로 우리에게 가까워지고 있음을 측정했다. 당시 이 천체가 이렇게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또 1917년에는 허버 커티스 (Heber Curtis) 에 의해 여러개의 신성이 발견되었는데, 이 11개의 신성이 매우 어둡게 보이는 점을 측정하여 이 안드로메다의 거리가 무려 50만 광년라고 주장했다. 이는 모든 천체가 우리 은하 안에 있다고 생각한 당시 천문학자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논쟁이 해결된 것은 바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천문학자인 에드윈 허블 (Edwin Hubble) 에 의해서였다. 허블이 천문학계에 입문하던 당시 천문학계에서는 유명한 대논쟁 (Great Debate) 이 진행중이었다. 이 논쟁의 핵심은 우주의 크기에 대한 것이었는데, 주로는 은하들이 우리 은하안에 있는 천체인지 아니면 우리 은하 밖의 천체인지에 대한 논란이라고 할 수 있다.



 허블은 윌슨산의 100인치 망원경을 가장 능숙하게 다루어 정밀한 관측을 시도한 끝에 앞서 포스트에서 설명한 세페이드 변광성을 안드로메다에서 찾아내고 그 거리가 90만 광년이라고 보고 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071841822  참조)


 허블의 이 발견이 중요한 것은 안드로메다은하 까지의 거리가 측정되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허블 덕에 우주의 크기가 엄청나게 확장된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허블은 다시 유명한 허블의 법칙을 발견 천문학자로써 최고의 명성을 누렸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좌절의 순간이 다가왔다. 2차 대전 이후 이전 포스트에서도 설명했듯이 발터 바데가 다시 관측을 통해 세페이드 변광성에도 2가지 종류가 있음을 밝히고 허블의 거리 측정이 잘못되었다고 밝힌 것이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072204304  참조)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는 200 만 광년으로 확대되었다. 그덕에 다시 우주의 크기는 2배로 늘어났다. 이 소식을 들은 허블은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정밀한 관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는데 이게 잘못된 것으로 발혀졌으니 말이다. 여기에다 그는 자신의 업적을 통해 노벨상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문제로 인해 노벨상은 이제 물건너 같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1953년 그가 죽고 나서 노벨상 위원회는 그의 부인에게 진실을 말해주었다. 이 발견과 관계없이 허블은 허블의 법칙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규정에 천문학자는 상을 줄 수 없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가 노벨상을 못받은 건 그래서였다. 결국 위원회는 규정을 바꾸고 노벨상을 수여할 계획이었는데, 운이 없게도 허블이 그전에 죽는 바람에 노벨상을 수여하지 못한 것이다. (죽은 사람은 노벨상을 받을 수 없다)






3. 안드로메다 은하의 일반적 특징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가 속한 국부 은하군에서 가장 큰 은하이다. 참고로 2번째로 큰 은하는 우리 은하이다. 그러나 그것이 안드로메다 은하가 가장 무거운 은하라는 뜻은 아니다.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이 은하의 질량이 태양의 1조 2천 3백억배라고 생각하고 있다. (1.23 × 1012) 그러나 우리 은하의 경우 간접적인 측정을 통해 얻은 질량은 태양의 1조 9천억 배이다. (1.9 × 1012) (이는 대략 추정치이고 이론의 여지가 있음)


 이와 같은 질량의 차이는 보이지 않는 물질인 암흑 물질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가된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은하의 질량에 대한 관측이 아직까지는 다소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암흑 물질에 대한 우리의 지식도 분명하지 않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지름은 대략 7-12만 광년으로 생각되었으나 최근의 연구는 22만 광년까지 늘어났다. 우리 은하의 10만 광년보다 좀 더 크다. 그리고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에 비해서 최대 25% 밝은데 이는 우리 은하보다 별들의 밀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새로운 별이 생기는 속도를 측정한 결과 일년에 태양 정도의 질량에 불과하단 사실을 알았다. 반면 우리 은하는 3-5배 정도 새로운 별이 빨리 생긴다. 또 초신성이 생기는 속도도 안드로메다 은하보다 우리 은하가 2배 빠르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점을 감안 할때 안드로메다 은하는 현재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는 휴지기에 있는 은하로 생각되며, 오랜 시간이 흐르면 우리 은하가 안드로메다 은하보다 더 밝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최근의 여러 관측을 통해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정확한 거리를 측정해본 과학자들은 그 거리가 약 250만 광년정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에는 220만 광년으로 생각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약간 더 멀어진 셈이다. (254만 ± 6만 광년 (77.8만 ± 1.7만 파섹) )


 안드로메다 은하는 대다수 다른 은하와는 달리 우리 은하와 가까워지는 중이다. 현재 초당 300km 씩 가까워지고 있다. 따라서 먼 미래에는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는 충돌하게 된다. 이 충돌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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