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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원숭이도 알코올 대사 능력이 있다?


 

(Geoffroy's Spider Monkey, also known as Black-handed Spider Monkey, at Belize Zoo, Belize. Credit: Michael Schamis )



 

 인간이 언제부터 술을 마셨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농업이 시작된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곡물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발효된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알코올 섭취의 기원은 그보다 훨씬 오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원숭이들이 자연 발효된 과일 속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좀 발효된 과일은 썩은 과일은 물론 사실 싱싱한 과일보다 영양가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이를 소화시키는 능력이 발전했을 것입니다. 



 생물학자 로버트 두들리 (Robert Dudley)가 이끄는 캘리포니아 대학 및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연구팀은 파나마에 서식하는 조프루아거미원숭이 (Black-handed spider monkey, Ateles geoffroyi)가 실제로 알코올을 소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참고로 그는 2014년 The Drunken Monkey: Why We Drink and Abuse Alcohol라는 책을 내 우리가 술을 마시는 기원이 생각보다 더 오래됐다는 이야기를 대중에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그는 야생에서 원숭이가 먹고 남기거나 버린 과일을 바로 수집해 에탄올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이 과일엔 1-2% 정도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실제로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원숭이가 살고 있는 나무 가지 아래에 소변을 수집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 소변에서 알코올 대사 산물인 Ethyl glucuronide을 확인했습니다. 원숭이들이 야생에서 알코올을 섭취하고 대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입니다. 



 이 원숭이들이 의도적으로 알코올이 많은 푹 익은 과일을 먹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인간이 알코올을 쉽게 분해하고 선호하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 있을지도 모릅니다.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발효된 곡물이나 과일은 먹을 수 없는 상한 음식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조상이 오래전 알코올을 대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덕분에 지금 우리가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겠죠.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urine-drunken-monkey-alcoholic-fruit-dudley/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os.21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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