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corn showing symptoms of Stewart’s wilt. Credit: C. Welty, College of Food, Agricultural, and Environmental Sciences)
인간과 마찬가지로 식물 역시 영양분을 호시탐탐 노리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습니다. 이들은 감염된 후 숙주를 조종해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데, 심지어 세균 증식에 필요한 영양소를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있습니다. 옥수수에 생기는 스튜어트의 윌트 (Stewart's wilt)병을 일으키는 Pantoea stewartii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세균은 옥수수 벼룩 딱정벌레 (corn flea beetles)를 벡터로 삼아 옥수수 잎에 감염된 후 세포외 물질 교환 공간인 아포플라스트(apoplast)로 침투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식물 세포가 박테리아 증식에 필요한 각종 영양분을 배출하게 유도합니다.
사실 이렇게 숙주를 병원체에 유리하게 조종하는 일은 흔하게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들은 숙주의 기침을 유도해 더 많은 바이러스를 주변으로 배출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식물에서 숙주 조종 행위는 상대적 그 기전이 덜 알려져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데이빗 맥케이 교수(David Mackey, professor of horticulture and crop science at The Ohio State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의 숙주 조종 능력이 WtsE라는 단백질 덕분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P. stewartii에 감염된 옥수수는 세균이 세포를 공격하기 전에 다량의 영양분과 물을 세균이 초기 증식하는 아포플라스트로 배출합니다. 연구팀은 감염된 옥수수가 정상의 6-30배에 달하는 질소 및 탄소 화합물을 배출할 뿐 아니라 수분의 상당 부분을 배출해 세포를 건조하고 취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증식한 세균은 기력이 쇠한 세포를 공격해 나머지 영양분을 빼앗고 죽게 만듭니다.
하지만 유전자를 조작해 WtsE를 생산하지 못하는 세균은 같은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단백질이 P. stewartii의 병원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WtsE가 어떻게 식물 단백질에 결합해 이런 일을 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알아내면 유전자를 조작해 WtsE에 내성을 지닌 옥수수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연구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4-infectious-bacteria-host.html
Irene Gentzel et al, Dynamic nutrient acquisition from a hydrated apoplast supports biotrophic proliferation of a bacterial pathogen of maize, Cell Host & Microbe (2022). DOI: 10.1016/j.chom.2022.0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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