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nia and virtual endocasts inside the translucent cranium of the Paleocene mammal Arctocyon (left) and the Eocene mammal Hyrachyus (right). Credit: Ornella Bertrand and Sarah Shelley)
비조류 공룡과 수많은 중생대 생명체를 멸종시킨 6600만년 전 대멸종 사건 이후 포유류는 비어 있던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하면서 지구 생태계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습니다.
물론 포유류 특히 태반 포유류의 선조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어 멸종 위기에 몰렸지만, 다양한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항온성과 털, 취약한 새끼를 키우는 뛰어난 능력이 어려운 시기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포유류의 뛰어난 지능도 한몫 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딘버러 대학의 연구팀은 이 추정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연구팀은 대멸종 직후 1000만년 동안 살았던 초기 포유류의 두개골을 CT로 스캔해 뇌의 크기와 구조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대멸종 직후 살아남은 포유류는 뇌보다 몸집을 더 빨리 키워 상대적으로 뇌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현생 포유류가 매우 영리하기 때문에 6000만년 전에도 그랬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인류 진화와 마찬가지로 사실 큰 뇌는 나중에 나타난 특징인 것입니다.
아마도 대멸종 직후 혼란한 상태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뇌를 키우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생태계가 다시 회복되고 먹이사슬이 복잡해지면서 뇌의 중요성이 더 커진 일은 좀 이후의 일입니다.
연구팀은 대멸종 후 1000만년이 지난 후 영장류 등 몇몇 그룹에서 큰 뇌가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초기 포유류는 주로 후각에 많이 의존했지만, 영장류는 나무에서 생활하면서 시각이 발달했습니다. 여기에 복잡한 동작과 공간 인지 능력을 위해 뇌가 점점 커졌을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우리의 선입견과 달리 무조건 큰 뇌가 생존에 유리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3-mammals-brawn-brains-survive-post-dinosaur.html
Ornella C. Bertrand et al, Brawn before brains in placental mammals after the end-Cretaceous extinction, Science (2022). DOI: 10.1126/science.abl5584.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l5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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