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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다리가 퇴화된 뱀과 닮은 초기 양막류 화석 발견


 

(Fig. 1: Photographs of N. mazonense gen. et sp. nov. Credit: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2). DOI: 10.1038/s41559-022-01698-y)



 

 뱀처럼 팔다리가 없고 몸이 길쭉한 형태는 의외로 척추동물에서도 여러 번 독립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좁은 장소도 쉽게 통과할 수 있고 몸을 숨기기에도 유리하며 생각보다 민첩하게 먹이를 기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의외로 못가는 장소가 없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스미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 칼가리 대학, 칼턴 대학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Smithsonian Institution, the University of Calgary and Carleton University)의 연구팀은 일리노이주 프랜시스 크릭 셰일 Francis Creek Shale 에서 발견된 3억 800만년 전 독특한 화석을 보고했습니다. 



 나기니 마조넨세 (Nagini mazonense)라고 명명한 10cm 정도 길이의 길쭉한 동물 화석은 마치 뱀 화석 같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 동물은 아직 작은 뒷다리와 네 개의 발가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다리를 잃는 과정에 있는 뱀의 조상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뱀의 조상이 등장한 건 백악기 후기의 일이고 당시 석탄기에는 파충류의 조상뻘 생물만 있었습니다. 



 나기니는 사실 양막류의 초기 그룹인 몽고피드 molgophids에 속합니다. 양막류는 석탄기 양서류에서 진화했는데, 이미 양막류 초기부터 뱜 같은 형태로 진화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나기니 자체는 아마도 후손 없이 사라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2억년의 세월이 흐른 후 도마뱀 일부가 같은 진화상의 실험을 거쳐 뱀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오랜 시간 차이에도 비슷한 형태로 진화한 생물의 대표격으로 어룡과 돌고래, 익룡과 박쥐의 사례를 들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뱀의 사례도 여기에 추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Arjan Mann et al, Snake-like limb loss in a Carboniferous amniote,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2). DOI: 10.1038/s41559-022-01698-y



https://phys.org/news/2022-03-snake-like-fossil-lacking-forelimbs-hin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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