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채의 기원은 사실 상당히 오래된 개념이긴 하지만 우리 역사에서는 나라가 돈을 빌린다는 꽤 자본주의적인 개념이 자리잡은 것은 사실상 근대화 이후라고 하겠습니다. 국가 부채 (Government debt, 물론 national debt, public debt 라는 용어도 쓰임) 의 기원을 대략 살펴보게 되면 이미 로마 공화정 말기에 전쟁 - 주로 포에니 전쟁 - 때 국채를 판매한 기록이 존재할 만큼 국가 부채의 역사가 깊다고 하겠습니다.
대개 2차 대전 이전까지 국가가 빚을 지게 되는 경우는 거의가 전쟁과 깊은 연관이 있었습니다. 이전 미국의 부채 관련 포스트에서도 설명했듯이 미국의 건국과 더불어 국가 부채가 생긴 것은 독립 전쟁 전비 조달이었으며 2차 대전 이전까지 미국의 국가 부채라는 것은 대개 전쟁과 관련해서 생긴 것이 거의 대부분 이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36937917 참조)
프랑스 왕국의 국가 부채 역시 전쟁과 깊은 연관이 있었는데 특히 루이 14세 시대에 잦은 전쟁으로 말미암아 프랑스 왕국은 - 사실 전쟁 관련 예산에 비한다면 대략 8200 만 리브르로 추정되는 베르사유 궁전 건축 예산은 많이 편이 아님 - 1715 년 (이해 왕이 승하함) 28 억 리브르라는 천문학적인 (그해 국가 조세 수입이 1억 6500 만 리브르) 빚을 지게 됩니다.
영국 역시 이와 비슷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중앙은행인 영란 은행 (Bank of England) 역시 군비 확충을 위해 설립된 은행이며 군비 지불 문제로 막대한 빚을 주기적으로 져가면서 - 그리고 가끔씩 파산 위기에도 몰리면서 - 대영제국을 건설한 역사가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로 돌아오게 되면 구한말에 국채 보상운동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근대화 비용 마련을 위해 외국에서 빚을 빌려온 경우가 있으며 1950 - 60 년대에도 외국에서 외채를 빌려와 근대화 비용으로 사용한 역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외채와 국가 부채는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외채 (Foreign bond) 는 정부나 공공기관 사이 이루어지는 차관도 포함되나 정부 보증채는 물론 민간 에서 발행하는 사채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 즉 정부가 빌린 것 뿐 아니라 금융 기관등 민간에서 빌린 것도 포함 - 그 중 정부가 직접적인 상환 의무를 부담하는 확정 채무만 국가 부채에 들어갑니다.
사실 현대 국가는 과거의 국가에 비해 매우 복잡해졌기 때문에 부채라는 정의도 내리기가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기업 부채의 경우가 그런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준을 만들지 않으면 지표로써 활용하거나 다른 국가와의 비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일단 정부가 직접적인 상환 의무를 부담하는 확정 채무를 국가 채무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4대 연금의 잠재부채는 미확정 채무이기 때문에 그리고 공기업 부채는 시장성을 갖추고 있는 공기업이 정부와 독립적인 경영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로써 국가 채무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점은 한국만 그런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국가 재정법상 국가 채무는 지방 정부 채무를 제외한 중앙정부 채무만을 의미하나 국제 비교를 위해서 중앙정부 및 지방 정부 채무를 포함한 국가 채무 (일반 정부 채무라고 함) 를 매년 통계를 작성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전에 전해드린 것처럼 2011 년 한국의 국가 채무는 420 조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소폭 적은 수치로 잠정 추산되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5584824 참조 ) 이는 GDP 대비로 대략 33% 정도 수준으로 OECD 평균인 74% 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한국은 OECD 에서 GDP 대 국가 부채가 가장 적은 축에 속하는 국가임. 출처 OECD)
1997 년 이후 우리나라의 국가 부채의 흐름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클릭하면 원본 . 출처 : 기획 재정부)
한국의 국가 부채는 GDP 대비로 살펴봤을 때 1997 년에 11.9% 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적어서 거의 균형 재정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증가해서 2009 년에는 33.8% 로 일단 점정을 찍었고 현재는 그럭저럭 33% 선에서 대충 유지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 계획은 2015 년까지 이를 30% 미만으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나 실제로 어찌 될지는 두고 봐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현재 한국에 있어 국가 부채가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결국 한국의 국가 부채는 심각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2030 년 정부 부채 비율은 GDP 의 106 % 까지 오를 것이라고 합니다.
왜 그런 변화가 오게되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부채가 증가한 역사적 원인은 무엇이었느지 사실 제가 전공자는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 알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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