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체와 해마체의 대략적인 위치가 표시된 간략한 뇌 구조. OpenStax College - Anatomy & Physiology, Connexions Web site. http://cnx.org/content/col11496/1.6/, Jun 19, 2013. CC BY 3.0)
9-11세 사이에 시행한 뇌 MRI 영상이 (일반 MRI 및 fMRI) 미래 반사회적 행동이나 공격적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플로리다 국제 대학 (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 (FIU)) 및 펜실베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미 국립 보건원 (NIH)에서 진행된 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ABCD)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연구 결과를 얻었습니다.
ABCD 연구는 2015년에 시작된 대규모 뇌 관련 역학 연구로 9-11세 사이의 소아 12000명을 대상으로 뇌 MRI 스캔 이미지는 물론 다양한 인적성 검사와 임상 검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여러 가지 정신 장애 및 발달 장애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연구입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callous-unemotional (CU) 특성 (trait)라고 불리는 반사회적 행동 장애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CU 특성은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 둔감하고 죄책감이 없으며 규칙을 쉽게 어기는 행동 장애를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9-11세 사이 촬영한 뇌 이미지에서 편도체 (amygdala)와 해마체 (hippocampus)에 회백질 (gray matter, 중추 신경계에서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의 양이 적은 경우 나중에 이런 반사회적 행동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뇌에서 이런 소견을 보였다고 해서 100% 범죄자가 되거나 반사회적 행동을 보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럴 위험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 장애를 보이는 이유가 보상에 대한 과도한 욕구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상에 대한 감정은 큰 반면 규칙을 어겼을 때의 벌칙이나 불이익에 대해서는 둔감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뇌 MRI 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신경 세포가 이런 기전에 관여하는지 알기 어렵지만, 대략적인 위치를 특정한 것만으로 상당한 성과로 앞으로 동물 실험 모델이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무튼 그런 내용의 연구는 아니지만, 뇌 스캔을 통해 반사회적 행동 장애를 미리 예측한다는 점에서 애니 사이코패스가 연상되는 내용 같습니다. 물론 단지 이미지만으로 범죄 가능성을 100% 예측할 수 없는 일이고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도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먼저 알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연구임은 분명합니다.
참고
Samuel W. Hawes et al. Reward Processing in Children With Disruptive Behavior Disorders and Callous-Unemotional Traits in the ABCD Study,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2020). DOI: 10.1176/appi.ajp.2020.19101092
Rebecca Waller et al. Disruptive Behavior Problems, Callous-Unemotional Traits, and Regional Gray Matter Volume in the Adolescent Brain and Cognitive Development Study, Biological Psychiatry: Cognitive Neuroscience and Neuroimaging (2020). DOI: 10.1016/j.bpsc.2020.01.002
https://medicalxpress.com/news/2020-08-brain-scans-year-olds-clu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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