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enhanced scanning electron micrograph showing Salmonella Typhimurium (red) invading cultured human cells Credit: Rocky Mountain Laboratories, NIAID)
살모넬라 (Salmonella)는 식중독을 포함해 매년 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불청객입니다. 그런데 이 세균의 특징 중 하나는 세포 속으로 숨는 세포 내 박테리아(intracellular bacteria)라는 점입니다. 박테리아는 사람 세포에 비해 매우 크기가 작기 때문에 그 안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포 안으로 들어간 박테리아는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피할 수 있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숙주가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은 않습니다. 인체 면역 시스템으로 제거하기 힘든 바이러스나 세포 내 박테리아에 감염된 세포는 자폭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차피 세포는 새로 만들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다 같이 자폭하는 것입니다.
호주 월터 앤 엘리자 연구소 (Walter and Eliza Hall Institute) 및 멜버른 대학의 연구팀은 세포 자폭이 살모넬라 감염을 막는데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감염에 대응하는 세포 자폭에는 세 가지 모드가 있습니다. 아포토시스 (apoptosis), 피로토시스 (pyroptosis), 네크로토시스 (necroptosis)가 그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하나씩 차단하면서 살모넬라 감염 전파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셋 중 하나를 막는 것은 세균 감염을 막는데 큰 영향이 없었으나 모두 막는 경우 살모넬라 감염 전파는 걷잡을 수 없이 왕성하게 일어났습니다. 세포 자폭 시스템 중 하나가 실패해도 나머지 백업 시스템이 있어 감염을 막아준다는 점을 보여준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다중 자폭 시스템이 다른 세포 내 세균 감염에서도 작동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살모넬라 하나만이 아니라 면역 시스템을 피하려는 여러 세균과 이를 제거하려는 숙주의 경쟁이 복잡하고 다양한 세포 자폭 시스템을 진화시켰다는 이야기입니다.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세포에는 아마도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이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Marcel Doerflinger et al. Flexible Usage and Interconnectivity of Diverse Cell Death Pathways Protect against Intracellular Infection. Immunity Published:July 30, 2020 DOI:doi.org/10.1016/j.immuni.2020.07.004
https://medicalxpress.com/news/2020-07-enemy-safeguarding-intracellular-bacteri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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