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public domain)
다양성은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생태계에서는 다양성이야말로 건전함과 풍요로움을 측정하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매우 단순한 종으로 구성된 농축산업에서 전염병이나 해충의 위험성이 높은 건 당연합니다. 전염성 질환이 쉽게 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피터 그레이스톡 박사(Dr. Peter Graystock)가 이끄는 연구팀은 꿀벌과 꽃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꽃이 피는 시기에 총 5000종의 야생꽃을 검색해 이 가운데 110종의 꿀벌과 89종의 꽃 식물에서 기생충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꿀벌 종 가운데 42% (개체 비율로는 12.2%), 꽃 식물종 가운데 70% (개체 비율로는 8.7%)에서 기생충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꿀벌은 꿀을 따기 위해 여러 꽃 사이를 오가므로 꽃이야 말로 꿀벌 기생충의 가장 좋은 전파 경로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연구팀은 꿀벌과 꽃이 다양한 지역에서는 기생충 감염률이 낮고 반대로 다양성이 낮을 수록 기생충이 활개를 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꿀벌 기생충이라고 해도 모든 종류의 꿀벌과 꽃에 기생할 순 없기 때문에 식물과 벌의 종류가 많으면 성공적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다양성을 상실한 상황에서는 인간이 키우는 작물과 가축처럼 더 쉽게 전파가 가능합니다. 물론 식물의 종류 같은 다른 특성도 기생충 전파에 관여하지만, 기본적으로 꽃이 다양하고 꿀벌 종이 다양하다면 기생충이 적절히 조절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인위적인 가축 및 작물 재배가 생태계에는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제외하고도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생물학적 다양성을 위해 농축산업을 포기할 순 없지만, 가능하면 많은 녹지를 보호하고 보호 구역을 설정해서 본래 그대로의 동식물을 보호하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Peter Graystock et al., Dominant bee species and floral abundance drive parasite temporal dynamics in plant-pollinator communities,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0). DOI: 10.1038/s41559-020-1247-x
https://phys.org/news/2020-07-pollinator-diversity-bees-parasit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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