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대유행에서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황사와 미세 먼지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이미 보편화된 동아시아 국가에서 초기에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가 적은 점이 마스크 착용 덕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 마스크 착용은 전 세계적인 트랜드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19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보단 남에게 전파를 막는 효과가 더 큽니다. 마스크를 착용해도 오염된 손으로 코로나 19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스크가 코로나 19 감염을 막는데 도움이 안되는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스시코 캠퍼스의 감염병 전문가인 모니카 간디 박사(Monica Gandhi, M.D., an infectious disease specialist at UC San Francisco)는 최근에 보고된 역학 데이터를 활용해 마스크 착용 덕분에 무증상이나 경증 코로나 19 감염을 겪는 감염자 비율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이 호흡기 비말 전파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말을 하거나 기침을 해도 비말이 적게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감염 예방효과는 검증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실험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소규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2월초 집단 감염이 발생한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634명의 확진자 가운데 18%만이 무증상인 반면, 3월에 발생한 아르헨티나 여객선 집단 감염에서는 128명의 확진자 가운데 81%가 무증상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여객선에서는 첫 확진자 발생 직후 모든 승무원이 N95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든 승객에게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하게 강제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해도 바이러스는 침투할 수 있지만, 침투한 바이러스의 양은 현저히 감소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연구팀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오레건주의 해산물 공장과 아칸소주의 닭 처리 공장에서 95%의 감염자가 무증상이었던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 만큼 비말 자체도 적게 나가고 비말을 통해 감염되도 바이러스가 적게 들어오는 효과가 생겨 심한 코로나 19 감염이 생기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물론 관찰 연구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마스크 착용률이 높아질수록 중증 감염 케이스가 줄어드는 현상은 여러 국가에서 관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대구 경북 지역에서 초기 유행했을 때를 제외하고 사망에 이르는 중증 환자 감염 사례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설령 마스크 착용을 통해 코로나 19를 100% 예방할 순 없다고 해도 반드시 착용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Monica Gandhi et al. Masks Do More Than Protect Others During COVID-19: Reducing the Inoculum of SARS-CoV-2 to Protect the Wearer, 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2020). DOI: 10.1007/s11606-020-06067-8
https://medicalxpress.com/news/2020-08-mask-youll-sick-covi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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