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 taken from ALVIN, a manned deep-ocean research submersible, taking sediment cores at the ocean floor of the Dorado Outcrop in 2014. Credit: Geoff Wheat, NSF OCE 1130146, and the National Deep Submergence Facility.)
생명체는 생명 현상을 유지하고 성장 및 번식을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느냐 아니면 다른 생물체의 에너지를 빼앗느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는 모든 생물의 공통된 숙명입니다. 바이러스는 평소에는 대사 과정이 없고 다른 세포의 에너지와 유전 물질을 이용해 증식하는 특징 때문에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있는 존재로 해석됩니다. 아무튼 에너지 대사는 생명을 정의하는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 하한선은 어디일까요?
인간이 경우 평상시 100W 정도의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다시 말해 초당 100J 정도의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체온을 높게 유지하는 포유류와 조류는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축에 속합니다. 변온동물은 이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단세포 생물은 다세포 생물에 비해 더 적은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그리고 세균은 크기 대비로도 매우 작은 에너지만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그 하한선이 어디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런던 퀸 메리 대학(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의 제임스 브래들리 박사 (Dr. James Bradley, Lecturer in Environmental Science at Queen Mary)와 그 동료들은 깊은 바다 밑 침전물에서 샘플을 채취해 극단적으로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미생물들을 찾아냈습니다. 심해저에 있는 바다 밑에 쌓인 침전물은 영양분과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으로 당연히 생물체도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미생물들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침전물 샘플에서 극단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 미생물을 찾아냈습니다. 통상적인 혐기성 세균이 2.23 × 10^−18W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반면 연구팀이 찾아낸 새로운 황 환원 미생물 (Sulfate-reducing microorganisms (SRM))은 1.08 × 10^−19W에 불과한 에너지를 소비했며 메타노겐(methanogen)은 1.50 × 10^−20W라는 더 극단적으로 적은 에너지를 사용했습니다. 마지막의 경우 일반적인 혐기성 세균의 1/100 수준의 에너지만 쓰고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만큼 이 미생물들은 능동적으로 분열해 증식하기보다는 극단적으로 긴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며 간신히 생명활동만 유지하는 정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오히려 수명은 상당히 긴 것으로 보입니다. 적게 먹고 오래 사는 것으로는 아마 지구상에서 따라갈 생명체가 없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독특한 미생물이 생명체가 매우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계 생명체가 어떤 환경까지 견딜 수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지도 모릅니다.
참고
"Widespread energy limitation to life in global subseafloor sediments" Science Advances (2020). advances.sciencemag.org/lookup … .1126/sciadv.aba0697
https://phys.org/news/2020-08-reveals-energy-limit-life-earth.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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