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843 - 금성 구름 위에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Hypothetical life cycle of the Venusian microorganisms. Top panel: Cloud cover on Venus is permanent and continuous, with the middle and lower cloud layers at temperatures that are suitable for life. Bottom panel: Proposed life cycle. The numbers correspond to steps in the life cycle as described in the main text. (1) Desiccated spores (black blobs) persist in the lower haze. (2) Updraft of spores transports them up to the habitable layer. (3) Spores act as CCN, and once surrounded by liquid (with necessary chemicals dissolved) germinate and become metabolically active. (4) Metabolically active microbes (dashed blobs) grow and divide within liquid droplets (solid circles). The liquid droplets grow by coagulation. (5) The droplets reach a size large enough to gravitationally settle down out of the atmosphere; higher temperatures and droplet evaporation trigger cell division and sporulation. The spores are small enough to withstand further downward sedimentation, remaining suspended in the lower haze layer “depot.” CCN, cloud condensation nuclei. Credit: Seager et al, 2020)



 태양계에서 가장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 같은 행성은 바로 금성입니다. 납도 녹을 만큼 뜨거운 표면 온도에다 기압도 100기압에 근접해 생명체는 커녕 비슷한 유기물도 완전히 다 사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표면에서 40-60km 구름 위 환경은 지표와 완전히 다릅니다. 이 높이에서는 기압도 지구 표면과 비슷해지고 온도도 섭씨 0-50도 사이로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합니다. 물론 황산 구름과 강한 자외선이 문제지만, 지구 생명체 가운데도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미생물이 있어 100% 불가능하다고 말할 순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금성 구름에 생명체가 살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이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여기에 탐사선을 보내 직접 확인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242832773



 그런데 금성 구름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또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공기의 흐름에 따라 결국 미생물이 도저히 생존할 수 없는 깊이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MIT 공대의 사라 시거 (Sara Seager, Department of Earth, Atmospheric, and Planetary Sciences,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와 그녀의 동료들은 금성 미생물이 수백만년간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가상의 금성 미생물이 작은 물방울 안에서 생존하는 경우를 가정했습니다. 만약 이 물방울이 가라앉게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증발해 일종의 포자처럼 단단한 형태를 이뤄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포자 중 일부는 다시 상승 기류를 타고 높은 고도로 올라가 주변에서 적당히 물을 끌어들여 커지게 됩니다. 그러면 내부에서는 세포 분열이 일어나며 물방울 역시 커지다가 분열해 증식하게 됩니다. 다시 일부 물방울이 내려오면서 같은 사이클을 반복하게 됩니다. (모식도 참조) 



 물론 이는 가능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진짜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금성 구름에 직접 탐사선을 보내 조사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성 구름에 탐사선을 보내면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Sara Seager et al. The Venusian Lower Atmosphere Haze as a Depot for Desiccated Microbial Life: A Proposed Life Cycle for Persistence of the Venusian Aerial Biosphere, Astrobiology (2020). DOI: 10.1089/ast.2020.2244


https://phys.org/news/2020-08-life-cloudtops-venus.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