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최초로 자국내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게 된 미국



 2014 년 에볼라가 세계적인 이슈가 (물론 에볼라 출혈열 자체는 발견된 지 이제 거의 40 년이 다 되가지만) 되고 있습니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제의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정부는 처음으로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AFP 연합 통신 등 해외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미국 영토내에서는 첫번째 에볼라 출혈열 케이스가 된 불운한 환자는 바로 에볼라 출혈열 치료를 위해서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현지에서 진료에 임하다가 감염된 의사인 켄트 브랜틀리 박사 (doctor Kent Brantly​. 33 세) 입니다. 그리고 이틀 후에 이송될 그의 동료인 낸시 라이트볼 (Nancy Writebol) 역시 미국으로 이송되기로 결정되어 2 명의 에볼라 출혈열 환자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치료할 병원은 특수 격리 시설이 갖춰진 에모리 대학 병원 (Emory University Hospital) 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특수 격리 시설이 갖춰진 미국내 4 개 기관 중 하나라고 합니다. 브랜틀리 박사는 아틀란타에 있는 도빈스 공군 기지 (Dobbins Air Reserve Base outside Atlanta, Georgia) 로 특별 이송되어 여기서 특수 격리복을 입은 사람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현지 시각 8월 2일 오전 11시 50 분) 



(월스트리트 저널 뉴스 )  



(뉴시 사이언스) 


 이 결정에 대해서 미국 질병 관리 센터 (CDC) 의 디렉터인 톰 프리든 박사 (Dr. Tom Frieden) 는 CNN 과의 인터뷰에서 에볼라가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처럼 병원 시설과 격리 시설이 잘 마련된 국가에서는 그다지 큰 위협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인도주의적인 목적으로 현지에서 치료하는 미국인에 대해서 우리가 치료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해 이번 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 대중들은 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해서 당국보다 훨씬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유튜브 댓글란에는 이번 결정에 반대하거나 에볼라 전파에 대해서 큰 우려를 하는 의견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에볼라에 대한 대중의 무지에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에볼라에 위험성을 매우 강조하는 최근에 언론보도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2 명의 에볼라 환자에 대한 미국 송환이 이뤄진 점은 여론이나 대중의 의견 보다는 전문가 의견을 중시하는 정부 당국의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렇게 해외에서 봉사나 혹은 국가에서 파견해서 인도주의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저버린다면 이 역시 인도주의는 물론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는 판단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는 타당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지에서 치료를 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최상의 치료를 받기에는 현지의 여건이 어렵다는 점과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다가 위기에 빠진 자국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말이죠. (물론 현지에서도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시설이 존재한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죠) 


 물론 에볼라 출혈열 환자가 이송되었다는 것은 미국내 에볼라 전파의 위험성을 높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체액을 통한 전파가 가능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감염자는 이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서 아무 보호 장비나 혹은 소독 과정없이 환자를 만진 현지인들이 대부분 입니다. 


 물론 에볼라 출혈열 환자를 다루는 의료진 역시 큰 위협에 처해 있는데 바이러스 밀도가 매우 높은 말기 환자의 체액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현지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장비로 인해 완전한 격리 소독이 쉽지 않아서 의료진들이 감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에볼라 출혈열 환자와 마주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일반 미국인들이 지금 시점에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에볼라 바이러스 전자 현미경 사진 An electron micrograph of an Ebola viral particle showing the characteristic filamentous structure of a Filoviridae. The viral filaments can appear in images in various shapes including a 'u', '6', a coil, or branched resulting in pleomorphic particles. The filaments are reported to be between 60-80 nm in diameter, the length of a filament associated with an individual viral partial is extremely variable with Ebola particles of up to 14,000 nm in length being reported. An average length, which may represent the most infectious particles is in the region of 1000 nm. The first electronmicrograph of Ebola was 13 October 1976 by Dr. F.A. Murphy, now at UC Davis, who was then working at the CDC. The nucleocapsid structure consists of a central channel, 20-30nm in diameter, surrounded by helically wound capsid with a diameter of 40-50nm and an interval of 5nm. 7nm glycoprotein spikes spaced 10 nm apart from each other are present within the outer envelope of the virus which is derived from the host cell membrane. Each viral particle contains one molecule of single-stranded, negative-sense RNA, which encodes the seven viral proteins. Credit : CDC/ Dr. Frederick A. Murphy


 사실 에볼라 바이러스 자체는 미국에도 들어와 있습니다. 연구용으로 말이죠. 지금까지 특수 격리 시설에서 수많은 실험 동물들 (주로는 실험용 쥐나 혹은 영장류) 이 인위적으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각종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에 이용되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 실험실에서 실수로 인간에 감염된 사례 (러시아에서 ) 있었지만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그런 사례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안전 및 격리 능력이 앞서 있다는 이야기인데 자국내 치료를 위해서 환자를 송환한 것 역시 이와 같은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참고로 에모리 대학 병원의 격리 병실은 2002 - 2003 년의 SARS 에 대한 격리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만 세상에 100% 는 없으므로 해당 의료진들이 주의에 주의를 해서 안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적지 않은 수의 환자가 에볼라로 사망했으나 지금처럼 이슈가 된 것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로도 전파될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씁쓸한 인간의 본성이지만 더 나이가서 인도주의적인 의료 임무 중 감염된 자국민을 돕는데도 생각보다 반대 의견이 (물론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약한 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렇게 에볼라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선진국 국민들도 남의 일이라고 보지 않게 된 만큼 지금까지 지지 부진했던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한 일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가지 더 바람이라면 이 두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을 포함해서 지금 현재 에볼라 출혈열 환자를 치료 중인 용기있는 의료진들이 더 이상 감염되거나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추가 : 새롭게 테스트 중인 에볼라 치료 약물 - http://jjy0501.blogspot.kr/2014/08/New-ebola-drug-is-testing.html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