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68 - 보이저 2 호의 해왕성 탐사 25 주년



(1989 년 보이저 2 호가 촬영한 해왕성의 모습 Original Caption Released with Image: During August 16 and 17, 1989, the Voyager 2 narrow-angle camera was used to photograph Neptune almost continuously, recording approximately two and one-half rotations of the planet. These images represent the most complete set of full disk Neptune images that the spacecraft will acquire. This picture from the sequence shows two of the four cloud features which have been tracked by the Voyager cameras during the past two months. The large dark oval near the western limb (the left edge) is at a latitude of 22 degrees south and circuits Neptune every 18.3 hours. The bright clouds immediately to the south and east of this oval are seen to substantially change their appearances in periods as short as four hours. The second dark spot, at 54 degrees south latitude near the terminator (lower right edge), circuits Neptune every 16.1 hours. This image has been processed to enhance the visibility of small features, at some sacrifice of color fidelity. The Voyager Mission is conducted by JPL for NASA's Office of Space Science and Applications.  Image Credit: NASA/JPL

 인류가 만든 우주선 가운데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오래 작동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보이저 2 호입니다. 보이저 2 호는 1977 년 발사된 이후 1979 년 목성을 탐사하고 1981 년 토성을 탐사했으며 1986 년에는 천왕성을, 그리고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을 1989 년에 탐사했습니다. 당시에 9 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나중에 그 크기가 너무 작고 비슷한 크기의 천체가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왜행성으로 다시 분류되었기 때문에 보이저 2 호가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을 탐사한지 이제 25 년이 된 셈입니다. (참고로 보이저 1 호는 토성까지만 탐사를 진행했고 보이저 2 호만 천왕성과 해왕성에 근접했음)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해왕성을 탐사한 보이저 2호가 그 이미지를 보내온지 25 년. 우리가 알고 있는 해왕성과 해왕성의 위성들의 근접 촬영 사진은 사실 1989 년 8월 보이저 2 호가 보내 온 것이 전부입니다. 물론 해왕성 탐사 우주선을 다시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기는 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산되었기 때문인데,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그 만큼 보이저 2 호의 해왕성 탐사의 의의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보이저 2 호의 해왕성 탐사 25 주년을 맞이한 나사는 이를 기념하는 보도 자료들을 내놓았습니다. 당시에 찍은 사진들은 보이저 2 호가 해왕성을 탐사한지 이제 4반세기가 지났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1989 년. 당시의 나사 보이저 2 호 팀 Members of the Voyager science team pore over fresh images of Neptune's moon Triton as data from Voyager 2 stream into JPL in August 1989.
Image Credit: NASA/JPL-Caltech ) 


(1989 년 당시의 취재 팀  Television cameras and members of the news media helped focus the world's attention on JPL's von Karman auditorium, where early results of Voyager 2's Neptune encounter were shared.
Image Credit: NASA/JPL-Caltech


(1989 년 당시 나사의 제트 추진 연구소 내의 텔레비전 스튜디오 The television studio at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featured an atmospheric, painted backdrop and live video displays for sharing science data and spacecraft information with the media and public.
Image Credit: NASA/JPL-Caltech ) 



(참고로 보는 보이저 1/2 호의 궤도 Close flybys of gas giants gave gravity assists to both Voyagers. Image Credit: NASA/JPL



 당시 컴퓨터 화면이 아니라 사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나 축하 공연을 하는 모습, 그리고 사진에 찍힌 인물들의 옷차림과 스타일은 70 - 80 년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역사의 한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한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매우 뜨거운데 아마도 2015 년 미지의 천체 명왕성의 모습이 공개될 때도 비슷한 열기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시대에는 SNS 나 유튜브 같은 매체가 더 들뜨게 될지 모르지만 말이죠. 


 한편 나사에서는 해왕성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정말 수수께끼인 멜론 같은 표면을 지닌 위성 트리톤의 고해상도 지형 이미지도 같이 공개했습니다. 이미 공개한 이미지를 다시 합성한 것으로 우주선이 트리톤에 근접했었을 당시의 영상도 같이 재구성했습니다.


 이미지는 이곳에서 (너무 큰 파일이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릴 수가 없음) 



(해왕성 최대의 위성 트리톤의 기이한 표면  Global Color Mosaic of Triton, taken by Voyager 2 in 1989​.  NASA / Jet Propulsion Lab / U.S. Geological Survey)




(동영상)   


 트리톤 역시 과거 착륙선 미션을 포함한 탐사 미션이 제안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이저 우주선을 발사했을 당시에는 궤도가 우연히 맞아들어 하나의 우주선으로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을 탐사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이런 행운은 좀처럼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예산이 더 큰 가스 행성인 목성과 토성 탐사선에 먼저 배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수십 년 후에도 보이저 2 호의 사진으로 천왕성과 해왕성을 배우지 않으려면 가까운 시일내로 새로운 탐사선의 발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태양계의 참모습을 아는 일은 결국 인류 전체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 보이저 2 호의 해왕성 탐사를 기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보이저 2 호를 이을 새 탐사선을 발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