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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으로 복원된 에디아카라기의 기묘한 생물 - rangeomorph




 지금으로부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먼 과거의 지구에는 정말 기묘한 생물체들이 살았습니다. 대략 6억 3500 만년 - 5 억 4100 만년전 에디아카라기의 생명체들은 정말 기묘해서 과학자들은 도대체 이들이 어디에 속한 생물들인지 아니면 후손없이 멸종한 생물들인지를 두고 지금까지도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에디아카라 동물군 참고 (네이버 캐스트)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57&contents_id=4406


 이 중에서 양치식물의 잎모양을 닮은 기묘한 생물체인 Rangea 와 닮은 화석들을 rangeomorphs 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들은 에디아카라기 후반 3000 만년 이상 번성했으며 캄브리아기가 시작되는 5억 4100 만년전 자취를 감췄습니다. 생김새는 마치 식물 같기도 하지만 현재의 견해로는 동물의 일종으로 일종의 여과 섭식자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rangeomorphs 들이 발견되는 위치가 광합성이 불가능한 깊은 바다이기 때문이죠. 


 최근 캠브리지 대학의 제니퍼 호열 컷힐 박사 (Dr Jennifer Hoyal Cuthill of Cambridge's Department of Earth Sciences) 와 그녀의 동료들은 5억 7500 만 년전 ~ 5억 6000 만년전 형성된 심해 지층인 Avalon Assemblage​ 에서 이 고대 동물들을 3 차원적으로 복원했습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팀은 이 동물 (동물의 전단계 생물체라는 뜻에서 proto animals 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생각보다 매우 다양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This is a paleontological reconstruction of rangeomorph fronds from the Ediacaran Period (635-541 million years ago). These species are from the deep-marine Avalon Assemblage (approximately 575-560 million year ago) known from fossil sites in Canada and the UK, and some are also known from later Ediacaran assemblages. These reconstructions were built using computer models of rangeomorph growth and development. Credit: Jennifer Hoyal Cuthill (University of Cambridge). 


 참고 (자라는 모습의 동영상) : http://www.eurekalert.org/multimedia/pub/77527.php


 대부분의 rangeomorph 들은 대략 10 cm 정도 크기였으며 이 중 일부는 1 m 이상 크게 자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광합성을 할 것도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 이런 기묘한 나무 같은 모양새를 가지게 만들었을까요. 연구자들은 여과 섭식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즉 바닷물의 흐름에 실려오는 영양분나 먹이를 먹기 위해서 이렇게 독특한 나뭇잎 같은 구조를 채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양새를 택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Rangeomorph 들은 움직인 흔적이 발견된 화석이 없으며 생김새로 봤을 때 평생 고정된 위치에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쓰러지지 않도록 몸을 바다 밑바닥에 고정시키는 일종의 추를 가지고 있습니다. 잎사귀에 해당되는 구조물은 바닷물에 실려온 먹이를 걸러서 먹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많은 바닷물이 걸러지도록 마치 앙상한 잎사귀같은 (혹은 먹이를 거르는 체 같은) 구조가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rangeomorph 의 화석. The specimen is a cast of the holotype of Charnia masoni.​ 


당시 이런 생물체가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과는 바다의 환경이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포식자라는 개념이 다세포 동물에는 거의 없었던 시절 바다에는 먹이가 될 수 있는 유기물이 다량으로 떠다녔을 것입니다. 연구팀의 일원인 사이먼 콘웨이 모리스 교수는 이것은 마치 멀건 스프 (The oceans during the Ediacaran period were more like a weak soup)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이런 영양분은 굶주린 동물들에 의해서 순식간에 사라지겠지만 당시에는 그런 작은 동물들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큰 다세포 동물이 영양분을 마음껏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캄브리아가 대폭발 이후 다양한 생물체가 진화하면서 좋은 시절도 끝나고 결국 rangemorph 의 낙원 역시 끝장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이시기 화석은 부드러운 모래 위에 남은 눌린 흔적 같은 화석이었기 때문에 이를 세밀하게 복원하기는 매우 어려웠으나 연구팀은 2D 로 눌린 이 고대 프로토타입 동물의 화석을 다시 3D 로 재구성해서 복원했습니다. 이 연구는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에 실렸습니다. 


 참고 


Fractal branching organizations of Ediacaran rangeomorph fronds reveal a lost Proterozoic body pla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www.pnas.org/cgi/doi/10.1073/pnas.140854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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