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000개 로봇 군단 - 킬로봇

 

 이전 포스트를 통해서 수많은 로봇이 마치 군집처럼 작동하는 미니 로봇인 킬로봇 (Kilobot) 에 대해서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11/kilobot.html 참조) 킬로봇은 배터리와 3개의 진동모터, 그리고 뒷면에 작은 프로세서와 수신기​를 지닌 작은 로봇으로 그 크기는 동전 하나보다 좀 더 큰 수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생산하기 적합한데 이 킬로봇을 이름처럼1000 개를 만들어 간단한 알고리즘을 입력한 후 특정한 모양을 형성하게 만드는 실험이 성공했다고 합니다. 



(킬로봇은 자연에 존재하는 다세포 생물체 처럼 각각의 개체나 세포에 해당되는 로봇들이 서로 연합해서 하나의 군집을 형성할 수 있음. Just as single cells can assemble into complex multicellular organisms, the individual Kilobots can follow simple rules to autonomously assemble into predetermined shapes. The vast scale of this swarm is a milestone in itself. Credit: Photo courtesy of Mike Rubenstein and Science/AAAS



(동영상  A video summary of the Kilobot research. Credit: Michael Rubenstein, Harvard University

각각의 킬로봇은 사실 인간이 직접 콘트롤 하지 않습니다. 대신 간단한 알고리즘을 통해서 스스로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합니다. 이 테스트에서는 1000 개의 킬로봇이 특정한 문양 - 불가사리, 킬로봇의 이니셜인 K, 그리고 공구 모양 - 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킬로봇을 개발 중인 하버드 대학의 라드히카 나그팔 (Radhika Nagpal, Fred Kavli Professor of Computer Science at the Harvard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SEAS) ) 이와 같은 시스템의 개발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모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연계에는 수십조개의 개별 세포가 하나의 개체를 형성한다든지 아니면 수백만의 개미나 벌이 하나의 군집을 형성해서 매우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의외로 간단한 규칙에 따라서 행동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점에 착안해서 수많은 로봇들이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복잡한 일을 해낼 수 있다면 향후 여러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 소개한 TERMES project​ (  http://jjy0501.blogspot.kr/2014/02/termes-project.html​ 참조)  의 경우 (사실 같은연구팀의 프로젝트임) 간단한 알고리즘으로 로봇들이 개미처럼 특정 구조물을 건설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이를 건설 현장에 응용할 수 있다면 놀라운 일이 가능할 지 모릅니다. 



(1000 개의 킬로봇  The Kilobots, a swarm of one thousand simple but collaborative robots. Credit: Photo courtesy of Mike Rubenstein and Science/AAAS.


 작고 저렴한 로봇들이 누구의 지시도 없이 스스로 알아서 물건을 정리하거나 집을 청소하고 벽돌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치 미래 사회가 성큼 다가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현재 나와있는 킬로봇은 사용화와는 거리가 좀 먼 물건입니다. 다만 그 컨셉 만큼은 꽤 그럴 듯 하다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산업 현장이나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응용이 가능할지는 물론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렇게 무수히 작은 로봇들이 스스로 간단한 알고리즘에 따라 조합되는 장면 만큼은 정말 놀랍습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M. Rubenstein, A. Cornejo, R. Nagpal. Programmable self-assembly in a thousand-robot swarm. Science, 2014; 345 (6198): 795 DOI:10.1126/science.125429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