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네이버 스팸 블로그에 대한 단상



 그냥 시간을 때우는 용도의 소일거리를 찾아서 제가 네이버에 블로그를 개설한지도 대략 3년 반정도가 흘렀습니다. 사실 네이버가 이런 저런 문제도 많기는 하지만 사용이 편리하고 사람이 많기 때문에 참고 사용했는데 (그리고 솔직히 다른 블로그 개설하기가 귀찮은 것도 있었죠. 세컨 블로그 개설도 최근에야 백업 용도로 했으니) 점점 방문자가 많아지면서 생기는 문제가 바로 광고 댓글입니다. 


 별의 별 광고 댓글 수천개를 신고한 것 같은데 하나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이게 바뀌기를 바라는 것보다 네이버를 탈퇴하는 게 사실 더 빠른 방법이겠죠. 아마도 이런 광고 댓글을 사람이 직접 달지는 않을 것 같고 웹봇 혹은 봇 (bot = 사람을 대신해서 검색을 위한 정보를 모으러 다니거나 하는 프로그램을 이야기 하지만 정보 수집외에도 스팸 댓글이나 혹은 특별한 의미없는 댓글을 다는 자동화된 프로그램도 봇이라고 할 수 있음) 이 이런 일을 할거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런 댓글에 사용되는 아이디는 제각각인데 (네이버 아이디는 한사람이 3개까지 가능) 내용이 동일하고/ 아무래도 스패머 입장에서는 해킹한 아이디를 대거 봇에게 알려주고 댓글을 달게 하면 스패머 자신이 신고를 피할 수 있고 / 가능한 짧은 시간에 편리하게 많은 스팸 댓글을 달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결정적으로 댓글 홍보해주는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즉 스팸용 댓글 웹봇을 파는 )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홍보 댓글 작성 웹봇을 싸게 판다고 스팸 댓글을 달고 다니는 봇도 본적 있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아이디는 해킹을 통해 얻어지거나 혹은 일부는 주민등록 번호를 도용한 후 타인을 사칭해 스팸용 계정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뭐 이런일은 특히 국내에서는 네이버에서 흔하지만 타 사이트나 해외라고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네이버 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그런데 1-2 년 전부터 다른 블로그를 눈팅하면서 저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별 내용도 없는 포스트이거나 거의 광고성 (예를 들어 맛집이나 신제품 홍보 같은) 포스트 같은데 아주 짧은 시간내에 수십개의 댓글과 공감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물론 댓글도 별 내용 없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짐작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건데 바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자동으로 댓글을 달고 공감도 누르면서 방문자 수를 조작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기 포스트 처럼 보이고 선량하게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을 속이기 위한 것이죠. 심지어 검색을 해보면 포스팅을 자동으로 해주는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파워블로그 만들기도 블로그 상위 노출도 프로그램으로 얼마든 가능하다고 홍보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런 프로그램들이 (즉 봇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파워블로그 만드는 프로그램 치면 나오는 내용   이 중에는 방문자수 조작이나 댓글이나 공감을 누르는 스팸 봇들 말고도 키워드를 찾아내서 포스트 작성할 때 상위 노출이 되도록 찾아주는 어떻게 보면 스팸 프로그램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까지 여러가지 형태가 존재합니다. )



 아무튼 저는 게임도 혼자하는 스타일이고 블로깅 역시 혼자합니다. (즉 팀블로그나 혹은 타인의 글을 스크랩하지 않고 그냥 100% 혼자서 모든 포스트를 작성하는 스타일) 여가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주목적인 블로그이고 홍보 목적은 없기 때문에 딱히 제품 리뷰도 - 사실 리뷰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제가 거절합니다 -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웹봇들이 제 블로그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봇이 단 댓글로 보이는 댓글들은 딱히 홍보내용이 아니라도 삭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 사람이 단 댓글을 삭제할 위험성이 있기는 하지만 삭제나 필요시 신고라도 해야 다시 같은 봇이 같은 아이디로 댓글 다는 걸 막을 수 있거든요. 요즘 네이버 스팸 봇들은 '잘보고 갑니다' 란 댓글을 자동으로 달고 (도저히 물리적으로 포스트를 다 읽을 수 없는 시간만에 이런 댓글이 달리기도 함) 공감을 누르고 (삭제를 못하게 하고 답방을 유도하는 행위) 갑니다. 


 이렇게 해서 스패머들의 블로그에 다른 선량한 블로거들을 끌어모으는 것인데 최근에는 점점 도가 더해가서 저의 경우 제 블로그에서 스팸 댓글을 지우는 것이 일과가 되가는 수준에 이르렀죠. 


 솔직히 네이버는 이런 스팸 웹봇 방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한 아이디로 하루 달 수 있는 댓글 수를 제한하거나 (하루 100 개 씩 댓글을 달고 다닌다면 100% 봇입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답글 다는 경우를 제외하면 하루 50 개 이내로 제한해도 실제 블로거들은 별 피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웹봇 방지를 위해 댓글을 달 때 옆에 있는 그림의 문자를 적어넣게 하는 방식 - 일부 사이트가 실제 그렇게 합니다 - 을 도입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네이버는 스패머와 웹봇을 꽤 사랑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네이버에 특히 스패머와 봇들이 넘치겠죠. 


 하지만 이게 정말 네이버만의 잘못일까요. 한국은 게임도 게이머가 아니라 오토가 활개를 치는 몇 안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웬지 지금 네이버 상황이 점차 봇들이 사람을 밀어내는 것 같은게 오토가 게이머를 몰아내는 일부 게임과 비슷하단 생각이 듭니다) 

 또 제가 알기론 네이버만 웹봇이 활개를 치지는 않습니다. 사실 네이버에 봇들이 활개를 치고 온갖 광고 블로그와 공감, 댓글, 방문자수 조작을 권유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이유는 그냥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쩌면 네이버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해외 사이트를 다니다 보면 역시 사람사는 곳이 어디나 마찬가지라 어디나 웹봇 처럼 보이는 글들이 보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네이버처럼 웹봇이 사람보다 더 많은 댓글을 다는 건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국사람들 가운데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걸까요. 꼭 그렇진 않을 겁니다. 


 제 생각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다수 블로거들은 이런 웹봇이 있는 줄도 모르는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온갖 편법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살지 않습니다. 어디나 소수의 이기심이 문제를 만듭니다. 한국 속담에 미꾸라지 한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게 아닐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한국의 인터넷 보급 역사가 오래되고 포털의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스패머에 대해 사실 아무 처벌도 없고 제도적으로 이를 막을 수단도 마련하지 않고 있기에 그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는 것입니다.


 결국 스패머와 스팸 웹봇을 뿌리뽑기 위해서, 그래고 일부 과도한 편법을 동원하는 블로거들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대다수 선량한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말이죠. 하지만 진짜 네이버나 다른 포털들이 과연 칼을 뽑아들지는 의문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근육 떨림을 막는 전자 임플란트

  (Three of the muscle-stimulating implanted electrodes – these ones are attached to silicone tubes which were used to more easily extract them from test subjects' bodies once the study was completed. Credit: Fraunhofer IBMT) ​ (A diagram of the system. Credit: Equinor Open Data License) ​ ​ ​ 근육이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갑자기 수축하거나 떨림 (tremor, 진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현재까지는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립 연구 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가 이끄는 독일, 아이슬란드, 영국, 미국 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 ​ 이 연구는 국제 과학 컨소시엄인 EXTEND 프로젝트의 일부로 신체에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전극을 넣어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방법은 간단합니다. 생체 적합 물질로 만든 길이 3cm, 지름 1mm 크기의 백금-이리듐/실리콘 (platinum-iridium/silicone) 임플란트를 근육 속에 넣습니다. 각 임플란트엔 센서와 액추에이터 역할을 할 두 개의 전극이 있습니다. 외부에 있는 전극은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도 합니다. ​ ​ 이 임플란트는 근육의 떨림이나 이상 동작을 파악하면 신호를 보내 움직임을 멈추게 합니다. 초기 임상 실험 결과는 1-2시간 정도 작동으로도 더 긴 시간동안 떨림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게 될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이르지만, 먼가 사이버펑크의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전자 임플란트 같습니다. ​ ​ 참고 ​ ​ https://newatlas.com/health-w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