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억 년 전 호박 속에 보존된 도마뱀 꼬리



 (A lizard tail trapped in approximately 99-million-year-old amber from northern Myanmar (left), alongside a three-dimensional reconstruction produced using microscopic X-ray imaging (right). The amber piece measures just 18 millimeters across. Credit: Dolev Fabrikant)

​


​

​

일부 도마뱀은 위기 상황에서 꼬리를 자르고 도망갈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긴 꼬리가 자주 포식자에게 잡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진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형질이 언제 진화한 것인지는 다소 불분명합니다. 절단면이 완벽하게 보존된 화석은 거의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텔아비브 대학교 신환경대학원 박사 과정생인 돌레브 파브리칸트(Dolev Fabrikant)와 그의 지도교수인 레오니다스-로마노스 다브라노글루 (Leonidas-Romanos Davranoglou) 박사(텔아비브 대학교 동물학과 및 슈타인하르트 자연사박물관 소속)는 미얀마 북부에서 발견된 손가락 끝만 한 크기(길이 18mm)의 호박 조각 안에서 도마뱀 꼬리 자르기가 1억 년 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호박 안에는 약 9900만 년 전에 도마뱀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꼬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전에도 도마뱀 꼬리 척추의 자연 골절면이나 재생된 꼬리의 흔적이 화석으로 발견된 적은 있었지만, 미세한 절단면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도마뱀 꼬리 화석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호박은 길이 18mm에 불과하지만, 꼬리의 피부와 근육 조직이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

연구팀은 이 귀중한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볼카니 연구소의 마이크로 CT 스캔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꼬리뼈는 물론 피부와 근육까지 온전하게 보존된 덕분에 연구팀은 이 꼬리가 실제로 현생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와 유사한 형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꼬리가 떨어져 나간 부위를 스캔한 결과, 살아있는 도마뱀이 탈피한 꼬리에서 볼 수 있는 구조와 유사한 뚜렷한 고리 모양의 조직이 나타났습니다. 분리 부위는 비교적 깨끗하고 대칭적이었으며, 사고로 인한 부상에서 예상되는 손상 흔적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가 1억 년 전 백악기 중반에 이미 존재했다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

다만 이 도마뱀이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 그리고 왜 꼬리를 잘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도마뱀이 끈적끈적한 수지에 갇혀 벗어나기 위해 꼬리를 잘랐을 수도 있고, 포식자의 공격을 받는 동안 꼬리가 떨어져 수지에 박혔을 수도 있습니다. 화석만으로는 도마뱀이 살아남았는지, 혹은 나중에 꼬리가 다시 자랐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 화석이 보여주는 것은 약 9900만 년 전에도 도마뱀에게 이러한 메커니즘이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

이번 연구는 도마뱀에서 꼬리 재생에 관여하는 후보 유전자들이 최소 9,900만 년 전에는 이미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이는 단순한 구조적 적응이 아니라, 분자 수준의 재생 프로그램이 오래전에 진화했음을 시사합니다. 그만큼 생존에 도움이 되는 특징이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백악기 곤충과 동식물의 화석을 보존한 미얀마의 호박 가운데서도 가장 놀라운 화석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

참고

​

Ahmed Nasser et al., Direct fossil evidence of caudal autotomy in a Cretaceous lizard, Palaeontologia Electronica (2026). DOI: 10.26879/1706

​

https://phys.org/news/2026-10-lizard-tail-amber-million-year.html

​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렘 수면이 식이 패턴에 영향을 준다?

  ( Using a techniqu e called optogenetics, the activity of cells in the brain can be specifically suppressed with light pulses. Credit: Pascal Gugler / Insel Gruppe )  수면 중 빠른 안구 운동이 발생하는 렘 (REM) 수면은 아직도 그 기능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렘 수면은 꿈과 관련이 깊으며 전체 수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렘 수면 시간이 짧으면 다음날 집중력이 떨어지고 많이 피곤하게 됩니다. 아마도 렘 수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기능과 작업이 이뤄짐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베른 대학교 ( University of Bern )의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서 렘 수면이 식이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렘 수면이 외측 시상하부 ( lateral hypothalamus)에 영향을 주어 식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외측 시상하부는 모든 포유류에서 볼 수 있는 시상하부의 작은 핵으로 식욕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렘 수면 동안 외측 시상하부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지만, 렘 수면이 실제 식욕을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렘 수면 동안 외측 시상하부만 차단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빛으로 살아있는 세포를 조절하는 기술인 광유전학 (optogenetic) 방식으로 렘 수면 중인 쥐의 외측 시상하부 활동을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 쥐의 식욕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하루 간 차단만으로도 4일 정도 효과가 지속될 정도로 식욕에 대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는 렘 수면이 식욕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사실 최근에 다이어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서 ...

새롭게 발견된 초대형 등각류 (혐짤 주의)

  (Credit:  SJADE 2018 )  등각류 (isopod)는 절지동물 갑각강의 한 종류로 쥐며느리 같은 절지동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예외적으로 큰 종들도 있습니다. 심해 등각류 (giant isopod, Bathynomus)는 어른 손보다 큰 거대한 크기와 무서운 외모로 인해 종종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거대한 크기의 심해 등각류 신종을 찾아냈다는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 남쪽에서 진행된 심해 생물 다양성 연구인 South Java Deep Sea Biodiversity Expedition 2018 (SJADES 2018)를 진행하던 중 연구팀은 950-1260m 수심에서 발견된 한 쌍의 심해 등각류가 이제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신종이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티노무스 라크사카 Bathynomus raksasa로 명명된 신종 (사진)의 수컷은 36.3cm이고 암컷은 29.8cm에 달해 대개 10mm 정도 크기인 등각류의 30배에 달하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신종은 흔히 가장 큰 심해 등각류로 소개되는 Bathynomus giganteus의 근연종으로 크기와 외형 역시 비슷합니다. 전체적인 외형은 영화 스타쉽 스투퍼스에 나오는 외계 곤충 종족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종은 아니지만 아무튼 뭔가 무섭긴 한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vironment/supergiant-isopod-new-species/ https://en.wikipedia.org/wiki/Giant_isop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