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980년에서 2014년까지 미국 내 사망 원인 변화 - 약물에 의한 사망이 3배 증가했다



(An animated GIF visualizing mortality from mental and substance use disorders from 1980 to 2014 by county. Credit: 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


 1980년에서 2014년 사이 미국내 사망률과 사망 원인에 대한 상세한 연구 결과가 JAMA를 통해서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데이터는 주는 물론 카운티 단위 사망률을 조사해서 장기간의 사망률 변화를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 기간 미국에서 확인된 사망 건수는 총 80 412 524 건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평균 수명이 수득 대비 높지는 않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82.3세 (WHO 2015) 인데 비해 미국은 79.3세로 소득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기대 수명이 짧은 편입니다. 이는 선진국 가운데 아직 보기 드물게 전국민 의료 보험이 없고 소득 격차도 심한 것이 한가지 원인입니다. 


 물론 기대 수명과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매우 다양합니다. 조사 기간 중 사망 원인 1위는 역시 심혈관 질환이었는데, 아직 연평균 10만명 당 252.7명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지만 (모든 사망률은 연령을 보정한 것) 34년전과 비교해서 그 사망률은 계속해서 감소해 무려 50.2%나 감소했습니다. 즉 34년만에 인구 10만명당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절반이 된 것입니다. 


 이는 심근 경색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이 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해서 과거와는 달리 협심증이나 심근 경색, 뇌 경색을 앓고도 오래 사는 사람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그 위험인자 - 대표적으로 고혈압 - 에 대한 치료가 발전한 덕분입니다. 30년 사이 미국인이 더 비만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현대 의학이 거둔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조사 기간 중 3199만명/39.8%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


 두 번째 사망 원인은 역시 암으로 인구 10만명당 192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1980-2014년 사이 암 사망률 역시 20.1%로 감소했는데, (연령 표준화를 한 것) 그동안 많은 투자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수준의 감소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암 역시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암에서 5년 생존률이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고 암을 겪고도 완치되어 장기 생존하는 암생존자의 수 역시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3위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으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95.4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조사 기간 중 18.7% 증가한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앞으로 인류의 수명 연장을 위해서 반드시 정복해야 하는 질환으로 현재까지는 증상을 잠시 완화시키는 것 이외에 다른 치료가 없는 상태입니다. 현대 의학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질환이라고 하겠습니다. 


 당뇨 환자의 급격한 증가의 영향으로 4위를 차지한 당뇨 등 내분비/요로/혈액 계통 질환 사망률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55.9명으로 34년 전보다 21% 증가했습니다. 인구 고령화와 비만 등 위험인자의 증가로 인해 당뇨 환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해서 보건 상의 중대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살 및 폭력에 의한 사망도 인구 10만명당 19.6명을 기록해  적지 않았지만, 다행히 사망률 자체는 22.1%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말해 총기 사망으로 인해 엄청난 인구가 죽는 미국의 고질적 문제가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34년간 이로 인해 죽은 사람의 숫자는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니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부분은 알코올, 마약류 및 향정신성 약물 과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거의 3배 수준인 188%나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비록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3.4명으로 높지는 않지만, 34년간 전체 사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달했습니다. (81만명) 이는 총기 사고 및 범죄와 더불어 약물 남용이라는 미국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은 조사 기간 중 178.7만명 이었으며 조사 기간 중 45.4%나 감소했는데, 주요 선진국에서는 안전 규제 강화 및 자동차 안전성 증가로 인해 점차 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인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사망률 변화는 시대의 변화 및 의학 기술의 발전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대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특히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도 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학 부분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당뇨의 예방 및 치료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사망 원인 1/2위인 심혈관 질환과 암에 대한 연구 및 예방 역시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 


JAMA: jamanetwork.com/journals/jama/fullarticle/10.1001/jama.2016.1364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