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310 - 화성에서 고대 화성 생명체의 흔적 발견 ?


 외계 생명체를 찾으려는 노력은 금세기 과학의 성배 찾기와도 같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제시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영화에서 보던 E.T. 같은 친구들이 아닌 박테리아에 불과할지라도 과학은 물론 인류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대발견이 될 것은 자명합니다.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장소는 바로 화성입니다. 지구에서 가까운 천체라는 것 이외에도 수십억년 전 표면에 물이 흘렀고 바다가 있었던 흔적이 있기 때문이죠. 과거 지구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인 ALH- 84001은 박테리아 같은 구조물이 있다는 주장 때문에 언론에서까지 큰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무생물적으로도 생길 수가 있어서 현재는 화성 생명체의 확실한 증거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화성이 가장 가능성 높은 천체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최근 노라 노프케(Nora Noffke, a geobiologist at Old Dominion University in Virginia)가 저널 Astrobiology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어쩌면 큐리오시티 로버가 발견한 화성 암석이 고대 화성 생명의 흔적일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발표는 매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게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꽤 흥미를 끄는 것도 사실이죠.


(화성 생명체의 흔적? A rock bed at the Gillespie Lake outcrop on Mars displays potential signs of ancient microbial sedimentary structures. Credit: NASA)
 문제의 암석은 길레스피 호수(Gillespie Lake)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아마도 37 억년전에 이 장소는 호수가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큐리오시티가 탐사한 옐로나이프 베이(Yellowknife Bay)의 일부였던 이 지역은 주기적으로 홍수와 범람이 일어나던 지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명체가 탄생하기에는 꽤 적당한 지역이죠.
 지구에서도 아마 35 억년 전쯤 이런 비슷한 지형에서 초기 박테리아들이 그 흔적을 남긴 바 있습니다. 얕은 바닷가나 호수가를 보면 박테리아의 군집이 카펫처럼 깔린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층을 이루면 마치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은 독특한 테이블 모양의 암석을 남기게 됩니다. 이를 MISS(microbially induced sedimentary structure) 라고 부릅니다.
 노프케는 작년에 호주에서 34.9억년 정도 된 MISS를 찾아내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의 흔적 중 하나를 찾아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형태의 화석의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에 눈에 비친 이 화석 암석은 영락없는 MISS 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화성 암석 표면에 나타난 MISS와 유사한 구조들 Overlay of sketch on photograph from above to assist in the identification of the structures on the rock bed surface. Image credit: Noffke (2105). Credit: ASTROBIOLOGY, published by Mary Ann Liebert, Inc. )    


(지구와 화성의 MISS 구조 암석 표면 비교 Potential MISS erosional remnant on Mars (top); edge of a microbial mat–overgrown erosional remnant on Portsmouth Island, USA (middle); erosional remnant of a modern MISS on Mellum Island, Germany (bottom). Credit: Mars: NASA; Earth: Nora Noffke )


(Comparison of cracks in Gillespie Lake outcrop on Mars and in a modern microbial mat in Bahar Alouane, Tunisia. Credit: Mars image: NASA; Earth image: Nora Noffke


(Knob-shaped structures on Mars compared to similar structures caused by erosion of microbial mats at Carbla Point, Western Australia. Credit: Mars Image: NASA; Earth Image: Nora Noffke)

 하지만 노프케 본인을 비롯해 나사의 크리스 맥케이(Chris McKay, a planetary scientist at NASA's Ames Research Center) 같은 과학자들은 이것만으로 생명의 흔적이라는 증거가 될 순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서는 결국 여기서 샘플을 채취해서 지구로 가져와서 현미경적으로 분석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생명 현상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큐리오시티에 있는 장비로는 이런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시일내로 화성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계획도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앞으로 화성 탐사를 할 때 매우 흥미로운 목표를 제시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언젠가 화성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해야 할 때, 이 암석은 꽤 중요도가 높은 목표가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과연 이것이 진짜 고대 화성 생명의 흔적일까요. 아니면 겉보기만 비슷해 보이는 퇴적 지형에 불과할까요. 아마도 미래에 이를 검증하게 되는 날 확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