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87 - 케플러로 찾아낸 1000 번째 외계 행성


 사실 이 제목은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케플러로 찾아냈다는 외계 행성의 수가 이것보다 훨씬 많은 것 같기 때문이죠. ( http://jjy0501.blogspot.kr/2014/02/Kepler-finds-715-new-worlds.html 참조)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케플러가 관측한 15만개의 별 가운데 외계 행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후보 별은 지금까지 4000개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복수의 방법을 통해서 확인된 외계 행성(verified exoplanet)이 1000개를 넘어섰다는 이야기입니다.

(케플러가 찾아낸 1000번째 외계 행성 NASA Kepler's Hall of Fame: Of the more than 1,000 verified planets found by NASA's Kepler Space Telescope, eight are less than twice Earth-size and in their stars' habitable zone. All eight orbit stars cooler and smaller than our sun. The search continues for Earth-size habitable zone worlds around sun-like stars. Credit : NASA )
 앞서 언급했듯이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4개의 리액션 휠 가운데 2개가 고장나서 이제 과거 같은 임무는 수행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대신 K2 미션으로 알려진 연장 미션을 통해서 외계 행성 찾기 임무는 지속 중입니다. 사실 케플러가 보내온 데이터는 아직도 분석 중에 있기 때문에 K2 미션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찾아낸 외계 행성의 숫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가 분석이 어느 정도 완료되는 시점에서 케플러의 후계자인 TESS 가 발사되어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내올 예정입니다.  
  
 나사의 발표에 의하면 1000번째 확정 외계행성은 두개로  Kepler-438b와 Kepler-442b 입니다. 이 두 행성은 모두 지구 지름의 1.5 배 이하인 별로 지구보다 약간 큰 정도입니다. 케플러 - 438b 는 지구에서 475 광년 떨어진 행성으로 지구 보다 12% 정도 더 크며 35.2일을 주기로 모항성 주변을 공전하고 있습니다.
 케플러 - 442b는 이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1100광년 정도 떨어진 외계 행성으로 지구보다 33% 정도 더 크며 모항성 주변을 112일을 주기로 공전하고 있습니다. 이들 두 외계 행성은 모두 태양보다 작고 어두운 별 주위를 돌고 있어 모항성에서 가깝기는 하지만 생명체의 존재를 시사하는 거주권(habitable zone)에 가까이 위치해 있습니다.  
 
 나사는 지금까지 케플러가 찾아낸 외계 행성 후보가 4175개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 은하계에 존재하는 1000억도 넘는 별 가운데서 15만개만 조사했는데도 이정도 숫자가 나온다는 것은 지구 같은 행성이 우리 은하계에도 대단히 흔할 것이라는 기존의 가정을 다시 확인시키는 결과입니다. 특히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지구에서 봤을 때 모항성 앞을 행성이 지나가는 매우 드문 현상에 의존해서 외계 행성을 찾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습니다. 케플러가 발견한 외계 행성은 15만개의 별에 존재하는 외계 행성 중 운좋게 발견이 가능한 일부에 불과합니다.

 TESS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기타 다른 행성 찾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앞으로 찾을 수 있는 외계 행성의 숫자는 10년 이내로 1만개도 넘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이 우주에 외계인이 존재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더 놀라운 일' 이라는 격언은 분명 옳은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격언이 그럴 듯 하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데 케플러가 한 공헌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