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96 - 우주 초기에 형성된 지구형 행성 발견



 우주 저편 어딘가 지구 같은 외계 행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과학적인 사실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2000개가 조금 안되는 외계 행성이 확인되었고 그 중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인 외계 행성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과연 이 행성들에도 외계인이 사는지 지금 당장 알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지구가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입니다.
 그런데 혹시 지구보다 훨씬 오래된 지구형 행성이라면 지금쯤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엄청나게 진보된 문명이 탄생했을까요? 아니면 결국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으로 멸망해서 폐허만 남았을까요? 이런 주제는 아마도 과학이 아니라 SF의 영역이겠지만, 과학적으로 지구보다 훨씬 오래된 지구형 행성을 찾는 일 자체는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찾았다는 소식입니다.


(5개의 외계 행성을 거느린 케플러 - 444.  Kepler-444 hosts five Earth-sized planets in very compact orbits. The planets were detected from the dimming that occurs when they transit the disc of their parent star, as shown in this artist's conception. Credit: Tiago Campante/Peter Devine) 

(동영상)  ​ 



(케플러 444의 5개 행성과 태양계 행성 비교.     Kepler-444 planets compared to the sized of planets in the inner solar system. Credit: NASA )

 버밍엄 대학과 시드니 대학의 연구자들은 케플러 - 444 라는 별 주변에서 금성에서 수성 크기의 외계 행성 5개를 단체로 발견했습니다. 우리 태양 지름의 75% 정도 되는 이 별은 112억년 정도 된 아주 늙은 별로 태양보다 낮은 질량 덕분에 지금까지 적색 거성으로 부풀어오르지 않고 살아남은 셈입니다.
 112억년 전이라는 것은 지구 크기의 행성 가운데서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물론 목성형 행성 가운데는 이보다 더 오래된 것도 존재하죠. ( http://jjy0501.blogspot.kr/2014/02/12.7-billion-years-old-exoplanet.html 참조) 아마 이 은하계 어딘가에는 100억년 이상 오래된 지구형 행성도 드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이들 가운데 지구보다 훨씬 오래된 문명을 지닌 외계 행성도 있을까요? 이 부분은 지금 우리가 과학적으로 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케플러 - 444에 국한해서 말한다면 아마 여기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5 행성들은 모두 공전 주기가 10일 이내로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뜨거운 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 연구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연구팀은 외계 행성의 크기를 100km 정도 오차로 매우 정확하게 측정했으며, 한꺼번에 지구보다 작은 행성 5개를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더욱이 이런 행성들이 100억년 전 우주의 초기 시점부터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은 우주에 지구형 행성이 얼마나 많이 존재할 것인지를 암시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계인이 어디 있는지는 현재로써는 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 같은 행성이 우주 초기부터 흔하다는 사실은 우주에서 생명의 탄생이 결코 1회성이거나 극도로 드문 사건이 아니라는 의견을 지지해 주는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J. Ireland, R. T. J. McAteer, A. R. Inglis. CORONAL FOURIER POWER SPECTRA: IMPLICATIONS FOR CORONAL SEISMOLOGY AND CORONAL HEATINGThe Astrophysical Journal, 2014; 798 (1): 1 DOI: 10.1088/0004-637X/798/1/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