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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303 - 화성 유기물 활동을 확인한 큐리오시티 로버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게일 크레이터 안에서 수년간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이 결과를 분석한 논문이 사이언스에 실렸는데 여기서 과학자들은 화성의 유기물 화학 반응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메탄 입니다. 



(화성에서의 메탄의 순환에 대한 일러스트  This image illustrates possible ways methane might be added to Mars' atmosphere (sources) and removed from the atmosphere (sinks). NASA's Curiosity Mars rover has detected fluctuations in methane concentration in the atmosphere, implying both types of activity occur on modern Mars.
Image Credit: NASA/JPL-Caltech/SAM-GSFC/Univ. of Michigan


 과학자들은 이미 화성 대기에 메탄 가스가 소량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것은 이 메탄 가스의 농도가 비록 희박하지만 일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큐리오시티 로버는 움직이는 실험실이라고 부를 만큼 많은 관측 장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Sample Analysis at Mars (SAM) 은 20 개월간의 탐사기간 동안 갑자기 화성 대기 중 메탄 가스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013년말에서 2014년 초, 화성 대기 중의 메탄 가스 농도는 갑자기 10 배 정도 증가한 7 ppb(parts per billion)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증가한 화성 대기 중 메탄 가스 농도.  This graphic shows tenfold spiking in the abundance of methane in the Martian atmosphere surrounding NASA's Curiosity Mars rover, as detected by a series of measurements made with the Tunable Laser Spectrometer instrument in the rover's Sample Analysis at Mars laboratory suite.
Image Credit: NASA/JPL-Caltech) 


 메탄은 지구에서는 상온에서 기체 상태에서 존재하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유기 물질입니다. 천연 가스의 주성분이자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중요한 온실 가스이기도 합니다. 메탄은 지구에서 메탄 가스를 생서하는 세균들에 의해서도 생성될 수 있지만 생명체의 존재 없이 무생물적으로도 합성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사실 메탄 자체는 생명 활동의 증거라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화성 대기에서 이 메탄의 농도가 갑자기 증가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입니다. 화성에는 아직까지 메탄을 배출하는 세균의 존재가 확인된 바 없고 대부분 환경이 매우 조용하고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큐리오시티 로버가 암석에서 얻은 유기물 표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화성의 암석에는 몇 가지 유기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화성 자체에서 생성된 유기물일 수도 있지만 운석이나 혜성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유기물은 화성 대기에서 메탄을 생성하는 한 경로로 생가됩니다. 그리고 메탄은 화성 대기에서 태양 에너지의 힘으로 포름알데하이드와 메탄올 같은 다른 유기물로 변해 대기중에서 사라집니다. 이와 같은 화성 메탄 순환은 맨 위에 그림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큐리오시티가 찾아낸 것은 화성이 유기물 순환에서 죽은 행성이 아니라 아직도 활동을 하는 행성이라는 사실입니다.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암석에서 찾아낸 유기물질 클로로벤젠. 특히 컴버랜드라는 암석에서 다량 발견됨. This graphic offers comparisons between the amount of an organic chemical named chlorobenzene detected in the "Cumberland" rock sample and amounts of it in samples from three other Martian surface targets analyzed by NASA's Curiosity Mars rover.
Image Credit: NASA/JPL-Caltech



(화성에 지각에서 발생하는 유기물 순환 과정. 화성 암석과 토양에 있는 다양한 유기물이 표면에서 분해되어 메탄 같은 더 단순한 유기물로 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This illustration portrays some of the reasons why finding organic chemicals on Mars is challenging. Whatever organic chemicals may be produced on Mars or delivered to Mars face several possible modes of being transformed or destroyed.
Image Credit: NASA/JPL-Caltech )  



(Need To Know: Sample Analysis at Mars Findings)


 큐리오시티가 얻은 또 다른 정보는 동위원소 분석을 통한 화성의 물의 역사입니다. 물은 산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두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수소 원자의 가장 흔한 동위 원소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하나씩 존재하는 중수소 입니다. 이 중수소+산소로 구성된 중수(Heavy water)는 보통 물 분자보다 무겁기 때문에 쉽게 증발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물이 증발할 수록 중수/중수소의 비중이 높아지게 됩니다. 


 큐리오시티가 컴버랜드라는 장소에서 채취한 암석 샘플속의 물에는 이와 같은 중수소의 양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지구와의 비교를 통해서 과학자들은 이 암석속의 중수소의 양이 본래 화성에 있었던 물에 비해 3 배 정도 높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는 이 암석이 만들어지던 고대 화성에서 이미 물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의 물이 수십억년전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일부는 화성 지표 안쪽으로 얼어 있을 것이고 일부는 화성 대기에서 수증기의 형태로 있다가 우주로 날아갔을 것입니다. 화성에는 태양풍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자기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는 화성 표면과 지각에 아직도 유기물이 존재하며 이들이 계속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생명 활동과 연관이 있을까요? 즉 화성 지각 깊숙한 곳 어디엔가 미생물이 존재하고 이들이 유기물 순환에 관여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아마도 미래에 과거 혹은 현재 화성에 생명이 존재했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발견되기를 기대해야 겠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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