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99 - 명왕성 도착을 위해 깨어난 뉴 호라이즌스



(명왕성 앞을 지나는 뉴 호라이즌스호의 상상도. Artist's concept of the New Horizons spacecraft during its planned encounter with Pluto and its moon, Charon.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


 지난 2006년,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발사된 명왕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호가 이제 목적지인 명왕성에 근접해서 동면모드에서 깨어났다고 나사가 발표했습니다. 인류의 태양계 탐사상 최초로 명왕성과 카이퍼 벨트대 천체를 직접 탐사하게 될 뉴 호라이즌스호는 2015년 7월 14일 역사적인 명왕성 플라이바이(Flyby)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사실 뉴 호라이즌스호가 발사된 이후 명왕성의 지위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즉 행성에서 왜행성(Dwarf Planet)으로 지위가 낮아진 것입니다. 이는 명왕성이 위치한 궤도 밖에서 명왕성과 비슷한 크기의 천체들이 다수 발견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행성이라는 정의는 사실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기준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 궤도에서 압도적으로 큰 천체여야 합니다. 수성에서 해왕성까지 천체는 이 기준에 모두 부합하지만 명왕성은 더 이상 그렇지 못합니다.  



(태양계 외곽에 위한 왜행성들. 아래 지구와 상대적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음.  출처: 위키피디아)  


 과학자들은 해왕성 궤도 밖에서 다수의 천체를 발견했는데 이를 TNOs(Trans-Neptunian object)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에리스(Eris)로 사실 명왕성보다 더 큰 편입니다. 이런 천체들이 다수 발견되었는데 사실 이들을 다합쳐도 지구의 달보다 질량이 작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얼음으로 구성된 밀도가 낮은 천체들이기 때문이죠.  


 아무튼 이렇게 작은 천체들을 모두 행성으로 올리는 일은 아무래도 무리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명왕성을 행성의 지위에서 격하시키는 방안이 자연스럽게 선택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쉽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우리 인류가 태양계 외곽의 천체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된 것일 뿐이죠.  

 따라서 뉴 호라이즌스호가 맡은 임무의 중요성도 결코 이전보다 떨어지지 않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이전보다 어깨가 더 무거워졌습니다. 명왕성을 탐사해서 이런 TNOs의 특징을 밝히는 중요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상하지 못했던 현상들이 이들 얼음 천체들에서 일어나고 있을지 밝히는 첫 번째 임무가 뉴 호라이즌스호에 있습니다.  


 명왕성은 사실 반지름 1184±10km 정도의 작은 천체입니다. 지구와 비교해서 지름이 1/5 미만이며 질량은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달과 비교했을 때도 17.8% 수준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상외로 많은 위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발견된 위성인 카론은 사실 명왕성의 절반 크기로 위성이라기보단 쌍성계에 가깝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질량 차이도 그다지 크지 않아서 카론이 명왕성의 11.6% 수준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카론이 명왕성 주위를 공전한다기 보단 명왕성과 카론의 질량 중심을 공전한다는 표현이 아주 적절합니다. 둘 사이의 질량 중심(barycenter/center of mass)은 명왕성 밖에 있는데 이는 태양계에서 보기 드문 경우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것만으로도 뉴호라이즌스가 관찰해야 하는 흥미로운 현상이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지금까지 4개나 되는 위성이 추가로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명왕성의 위성들  NASA, ESA, and L. Frattare (STScI) )  


 닉스, 히드라, 스틱스, 케르베로스는 모두 명왕 플루토와 연관성이 있는 이름으로 지어졌습니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이 복잡한 위성 시스템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밝혀줄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위성이나 고리의 존재, 위성의 성질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전해줄 것입니다. 가까이서 확인하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질지 모릅니다. 과연 이 위성들이 같이 형성되었는지 아니면 주변을 지나치던 천체가 포획된 것인지 알려줄 중요한 단서가 있을 지 모릅니다.  


 한편 명왕성의 지형 및 대기 역시 중요한 관측 대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명왕성은 평균 표면 온도가 -229℃에 달하는 극저온의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매우 긴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에 태양에 가까워졌을 때는 대기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지구와 우주에서의 관측으로 희박하지만 대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대부분은 질소, 메탄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명왕성은 독특하게도 태양에 가까워지면 대기가 생성되었다가 태양에서 멀어지면 온도가 더 낮아져 대기가 얼어붙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지금이 대기를 관측할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뉴 호라이즌스호의 주요 관측 목표입니다.  


 지구에서 허블 우주 망원경의 관측으로 보면 뿌옇게 보이는 것이 전부지만 그럼에도 명왕성의 표면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고 얼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어떤 형태의 지형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지형이 있을 지 역시 뉴 호라이즌스호가 관측으로 밝혀야 하는 매우 중요한 목표입니다. 이 지형은 명왕성의 역사와 더불어 탄생에 대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 명왕성이 표면.  Credit : NASA/ESA/M. Buie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뉴 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의 위성이 되는 대신 그대로 지나쳐 태양계 더 먼 곳으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명왕성에서 약 1만km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하기 때문에 매우 상세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지구로 전송할 것입니다. 나사는 그 후 수년내로 다른 카이퍼 벨트대 천체를 관측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위치까지 탐사선을 한 번 보내는데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한 번 비행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겠다는 게 나사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때까지 작동을 한다면 뉴 호라이즌스호는 2038년에 100 AU 정도 떨어진 위치까지 도달해 태양권의 끝 부분에 도달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때까지 살아있다면 보이저 1/2 호 처럼 마지막 임무를 수행할 지 모릅니다.  



(뉴 호라이즌스 호의 궤도. 녹색 점은 2015년 1월경 위치. 출처:나사 )  


 앞으로도 뉴 호라이즌스호 앞에는 많은 여정이 남아있습니다. 현재 뉴 호라이즌스호는 지구에서 29억 마일(약 47억km) 떨어진 위치에 있습니다. 명왕성까지는 2억 6000만km 정도 떨어진 위치입니다. 이제 반년 정도 후면 지금까지 누구도 본 적이 없었던 명왕성의 맨얼굴이 드러날 것입니다. 과연 어떤 것이 우리를 기다라고 있을까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