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305 - 화성에 남조류 세균 보내기


 마스 원(Mars One) 프로젝트는 인간을 화성으로 영구 이주시키는 약간 정신나간 프로젝트입니다.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지만 이들은 가능한 단계부터 일단 시도를 하고 있는데 2018년까지 화성에 무인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그 첫 단계입니다. 아마도 이 단계부터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이들은 첫번째 착륙선에 무엇을 태울 지를 두고 공모를 받고 있습니다.
 독일 다름슈타트의 응용과학 대학과 공과대학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 and Technical University) 학생들이 주축이된 팀은 매우 급진적이고 어쩌면 꽤 위험할 수도 있는 화물을 제안했느데, 그것은 바로 남조류(Cyanobacteria)입니다.
 남조류는 엽록소를 이용해서 광합성을 하는 세균으로 다수의 세균이 큰 덩어리나 실타래 같은 모양을 형성합니다. 이 세균은 지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아마도 지구대기에서 최초의 산소를 만들어낸 장본인들이 바로 이들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원시적인 세균이지만 광합성이라는 매우 중요한 화학 과정을 통해서 지구의 역사를 바꿔놨습니다.


(남조류 중 하나인 Cylindrospermum sp의 사진.  Photomicrograph of cyanobacteria, Cylindrospermum sp. Cyanobacteria are capable of nitrogen fixation, which takes place in the anaerobic environment of heterocysts. Photo taken by Matthew Parker.)
 독일 대학생팀의 리더인 로베르트 슈뢰더(Robert P. Schröder)는 이 남조류가 화성의 역사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마스 원의 화성 착륙선의 남조류를 태워 화성의 환경에서 이들이 생존하고 광합성도 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 해보기 원합니다. 물론 화성에 있을 지도 모르는 토착 생물을 보호하고 예상치 못했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 남조류들은 임무가 끝나고 나면 모두 파괴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계획은 밀폐된 장소에서 남조류를 키워보자는 것이죠.
 화성의 대기는 지구의 대기에 비해 밀도가 0.6%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 (약 96%)는 이산화탄소입니다. 이 이산화탄소를 사용해서 산소로 바꾸는 것은 화성을 지구처럼 만드는 화성 테라포밍(Terraforming)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로 간주되곤 합니다. 일단 숨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드려면 산소의 존재는 중요하죠. 물론 질소를 어디서 공급할 것인가가 아주 큰 문제가 되겠지만 현재까지는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화성 같은 매우 극한적인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는 남조류를 만들어내는 것도 꽤 어려운 과정입니다. 화성의 낮은 기압은 물론 높은 방사선 수준, 그리고 춥고 극단적인 기후 변화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능력을 가진 남조류의 균주(strain)을 만들어 내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도전입니다. 학생팀은 일단 화성의 환경에서 화성 대기를 이용해서 광합성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아무튼 다소 위험할 수 도 있는 이 계획을 포함해 마스 원 랜더 계획에 대한 제안은 2014년 12월 31일까지 받을 예정입니다. 선정되는 대학은 2015년 1월 5일 발표 예정이라고 하네요. 과연 성공을 할 수 있을지 다소 반신반의 하지만 아무튼 어떤 계획이 추진될 지 궁금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