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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원자 시계



 현대에 개발된 원자 시계는 극도의 정확성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원자 시계의 정확도를 뛰어넘는 새로운 원자시계가 미국 국립 기술 표준원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NIST) 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이 원자시계는 이테르븀 (ytterbium   원자 번호 70, 원자량 173.04, 원소 기호 Yb, 란타넘족에 속하는 희토류 원소) 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몇가지 신기술을 더하므로써 세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원자 시계가 되었습니다. 


 이 원자시계는 초침 하나가 1 quintillion 분의 2 (quintillion 은 10의 18 승을 의미. 즉 10 억 X 10 억 ) 정도 이내의 오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기록보다 10 배는 더 안정적인 수치라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미국 국립 기술 표준원의 이테르븀 원자 시계   In NIST's ultra-stable ytterbium lattice atomic clock, ytterbium atoms are generated in an oven (large metal cylinder on the left) and sent to a vacuum chamber in the center of the photo to be manipulated and probed by lasers. Laser light is transported to the clock by five fibers (such as the yellow fiber in the lower center of the photo). (Credit: Burrus/NIST))


 이를 위해서 연구팀은 매우 극한적이고 특수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이테르븀 원자를 10 마이크로켈빈 (microkelvin  = 백만분의 1 K) 이라는 극저온 상태로 만든 다음 여러개의 레이저로 된 광학 격자 optical lattice 안에 가뒀습니다. 그리고 다른 레이저를 이용해 이테르븀 원자를 전이 (transition) 시킵니다. 많은 수의 이테르븀 원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정확한 원자 시계를 만드는 이유는 일반적으로는 쉽게 이해가 되기 어려울 지 모르지만 사실 원자 시계가 현대 과학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작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 초의 정의는 '세슘 -133 원자가 바닥상태에 있을 때 2개의 초미세 전이(hyperfine transition, 에너지 준위 간의 전이)에서 방출되는 복사선의 91억 9,263만 1,770주기의 시간' 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에는 가장 중요한 물리량 가운데 하나인 시간의 정의도 원자 시계의 정확성을 기준으로 정하는 셈입니다. 


 사실 아주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해야 하는 것은 우주 과학 분야를 비롯해 위성 항법 등 여러가지 시스템에 중요합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우리 삶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새 이테르븀 원자 시계의 장점은 정확성 이외에도 아주 빠르게 이와 같은 정확도에 이르는데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세슘 원자 시계인 NIST-F1 cesium fountain clock 의 경우 최상의 결과를 얻는데 40 만 초 (약 5 일)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새 이테르븀 원자 시계는 비슷한 안정도에 이르기 위해 1 초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상상도 못할 정밀도를 가진 원자 시계는 DARPA 및 NASA 와 함께 테스트가 될 것이며 정확도와 안정성 모두에서 합격하면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반인이 사용할일은 물론 없겠죠. 이 연구는 Science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N. Hinkley, J. A. Sherman, N. B. Phillips, M. Schioppo, N. D. Lemke, K. Beloy, M. Pizzocaro, C. W. Oates, and A. D. Ludlow. An Atomic Clock with 10-18 Instability. Science, 22 August 2013 DOI: 10.1126/science.1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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