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73 - 수리가 불가능해진 케플러




 이전 포스트롤 통해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 http://jjy0501.blogspot.kr/2013/05/157.html 참조) 발사 이후 지난 4 년 간 외계 행성 사냥꾼으로 맹활약했던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2013 년 5월 11일 자세 제어에 도움을 주는 reaction wheel 4 개 중 2 개가 고장이 나 안전모드로 들어간 상태입니다. 케플러의 관측 방법상 계속해서 자세를 바꿔가며 일정한 방향을 바라봐야 하는데 이것이 어렵게 된 상황입니다. 


 나사는 지난 수개월간 이를 수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지구가 아닌 태양 주위 궤도를 공전하고 있으므로 허블 우주 망원경 처럼 우주 왕복선 (지금은 퇴역했지만) 이나 혹은 다른 유인 우주선으로 직접 가서 수리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이를 수리할 수 없다면 결국 미션은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3 년 8월 15일 나사는 더 이상의 수리를 포기하고 연장 미션의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케플러 미션이 실패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국내 언론 보도 참고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사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본래 계획했던 수명을 넘기고 난 후 추가 연장 미션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2009 년 3월 7일 발사된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3.5 년의 미션 계획을 2012 년에 종료했습니다. 우주 탐사에서 오리지날 미션을 종료한 후에도 탐사선이 장기간 살아남는 경우는 그렇게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케플러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 나사는 2016 년까지 추가 연장 미션을 진행중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 2013 년 5월에 미션을 종료할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아티스트 컨셉     Artist's concept shows the Kepler spacecraft.  Credit : NASA/Ames/JPL-Caltech  )


 하지만 이미 케플러가 거둔 성과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이전에 제 블로그를 통해 워낙 여러차례 소식들을 전해드리긴 했지만 아직도 놀랄만한 성과는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3 년 7월까지 케플러가 찾아낸 '확인된 외계 행성' 은 76 개 행성계에 속한 134 개의 행성입니다.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후보만 3277 개에 달합니다.


 본래 케플러가 관측하고 있는 범위는 50 만개 정도의 별이 있는 데 이중 15 만개 정도가 실제 관측 대상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많은 외계 행성 후보는 우리 은하계에 외계 행성이 얼마나 흔한지를 알려줍니다. 왜냐하면 모항성 앞을 지나가는 행성이 빛을 가리는 정도를 이용 (즉 식현상) 해 외계 행성을 관측하는 케플러의 원리상 실제 존재하는 외계 행성 중 극히 일부만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외계 행성을 찾아낸다면 우주에는 외계 행성이 아주 흔하며 태양계 같은 행성계도 별로 드물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아직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이겠죠. 



(케플러가 관측하는 범위. 우리 은하계의 극히 일부만을 관측했을 뿐이지만 수많은 외계 행성의 후보를 밝혀내는 데 성공함 Painting by Jon Lomberg, Kepler mission diagram added by NASA.  ) 



(케플러가 밤하늘에서 관측하는 범위  PD-USGOV-NASA ) 


 사실 과학자들은 아직도 케플러가 보내온 막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작업에는 수년이 더 걸릴 것이기 때문에 케플러의 관측 자료를 이용한 새로운 발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기왕이면 총 7 년의 기본 + 연장 미션까지 완료하면 더 좋았겠지만 현재 상태로도 케플러 미션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 2 의 지구를 찾으려는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아니고 미션이 실패한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케플러 말고도 외계 행성을 탐사하는 프로그램은 많기 때문에 사실 조금 아쉬운 정도지 외계 행성 탐사가 좌초 위기에 빠진 것도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확실히 국내 언론 보도는 전문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아무튼 케플러의 미션이 더 연장할 수 없게 된 점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내온 자료를 분석하는 것만도 꽤 시간이 더 필요한 일입니다. 나사는 향후 케플러를 다른 미션에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2017 년에는 이전에 언급한대로 케플러 2.0 으로 알려졌던 차기 행성 사냥꾼 TESS 가 발사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지구 같은 행성을 포함 외계 행성을 찾는 연구는 현재도 미래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벽돌 속에 전기를 저장하는 코팅

  ( Red brick device developed by chemists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lights up a green light-emitting diode. The photo shows the core-shell architecture of a nanofibrillar PEDOT-coated brick electrode. Credit: D'Arcy laboratory, Department of Chemistry,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를 24시간 차질 없이 공급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 (예를 들어 병원, 금용기관, 중요 산업 시스템 및 기타 갑자기 시스템을 중지할 수 없는 분야)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 (ESS)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처럼 에너지 생산량 변동이 심한 에너지원이 보급되면서 값싸고 안전하게 대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 줄리오 다르시 ( Julio D'Arcy )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평범한 벽돌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의 접근법은 전기가 통하는 폴리머 소재인  PEDOT를 코팅해 벽돌 자체를 슈퍼 커패시터 (콘덴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화학 배터리 대신 슈퍼 커패시터에 전기를 저장하는 연구는 일찍부터 있어왔지만, 흔한 벽돌 소재의 슈퍼 커패시터는 참신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벽돌에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시도 역시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개 열을 저장하는 방식이었고 전기 자체를 저장하는 방식은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592595133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크기의 벽돌에 PEDOT 소재를 코팅할 경우 최대 10분 정도 LED 전...

상어 비늘을 흉내낸 항공기 스킨 - 에어로샤크

  (출처: 루프트한자 그룹) ​ ​ 몇년 전 소개드린 바 있는 에어로샤크(AeroSHARK)가 유럽 항공 안전국(EASA)으로부터 에어버스 A330-300에 탑재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 적용 범위를 확장하게 됐습니다.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항력을 낮추는 에어로샤크는 가벼운 필름 형태로 부착해서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658782756 ​ 항공기를 잡아당기는 항력 (drag)은 항공기의 연료 소모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객기의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만져보면 매끄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표면은 미세하게 거친 상태입니다. 비행기가 시속 890km의 속도로 대기를 뚫고 나아갈 때 얇은 공기층이 동체에 달라붙는데, 표면과 이 공기층 사이에는 약 1밀리미터 두께의 아주 작은 틈이 있습니다. 점성 하층이라고 불리는 이 틈은 소용돌이가 무질서하게 뒤섞인 공기 덩어리입니다. ​ 이 얇은 난류층은 표면 마찰 항력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전체 공기역학적 항력의 약 50%를 차지하며, 성능과 비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런데 사실 상어는 수억 년 전부터 기발한 방법으로 물속에서 항력을 낮춰왔습니다. 상어는 작고 이빨처럼 생긴 비늘인 피부치상돌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어의 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이 작은 돌기들은 물이 상어의 몸 위로 흐를 때, 미세한 소용돌이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면 난류가 억제되어 상어가 빠르고 부드럽게 헤엄칠 수 있게 됩니다. ​ ​ 에어로사크는 자연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이는 상어 이빨 능선의 기하학적 구조와 높이, 간격을 흉내낸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홈이 새겨진 인공 고분자 필름입니다. 이 얇은 필름을 비행기 동체에 붙으면 비행당 연료 소비량과 배출량을 1% 줄일 수 있으며, 날개와 꼬리날개에도 붙인 경우 최대 2%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 디스커버 항공은 자사의 에어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