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66 -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Perseid Meteor Shower)




 이 글을 쓰는 시점 (8월 12일) 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Perseid Meteor Shower) 의 극대기가 다가오기 직전 시점입니다. 이미 뉴스등을 통해서 접하신 분들이 많겠지만 매년 8월 중순에는 최근래에 가장 잘 보이는 유성우 가운데 하나인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밤하늘에 별똥별 쇼를 보여줍니다. 물론 대부분 도시에 사는 데다 유성우의 극대기인 새벽 3-4 시 경에는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직접 육안으로 목격한 분들은 천문 매니아를 빼놓고는 소수밖에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래도 화제거리로는 충분합니다. 



(2010 년 칠레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ESO 의 VLT 를 배경으로 찍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6 August 2010.   Credit : ESO/S. Guisard



(2012 년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를 설명하는 나사의 ScienceCasts )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사실 하루동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꽤 오랜 기간 관측이 가능합니다. 빠르면 7월 중순부터 관측이 가능해 그 피크가 되는 시점은 8월 9일에서 14일 사이 입니다. 그리고 8월 24/25 일 정도까지 관측이 가능합니다. 지난 5 년간 시점을 보면


   년도         관측이 가능한 시기    피크 시점

2009 년      7월 14일 - 8월 24일       8월 13일 
2010 년      7월 23일 - 8월 24일       8월 12일
2011 년      7월 17일 - 8월 24일       8월 13일 
2012 년      7월 17일 - 8월 24일       8월 12일
2013 년      7월 17일 - 8월 24일       8월 11-12 일


 입니다. 이렇게 피크 시점이나 출현 시기가 일정한 이유는 바로 이 유성우가 다른 유성우와 비슷하게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혜성 파편들이 지구의 중력에 잡혀 떨어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동영상에서도 설명되었듯이 혜성 스위프트 - 터틀 (Comet Swift - Tuttle) 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먼지와 혜성 파편은 지구 공전 궤도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지나간 자리를 지구가 지나갈 때 유성우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 유성우는 지구 어디서나 관측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8월 13 일 새벽 3-4 시 정도가 피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성우는 사실 밤 10 - 11 시 이후에는 어디서나 관측이 가능하긴 해도 상당히 희미하기 때문에 주위에 다른 빛이 있으면 거의 못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도시나 혹은 근교의 불빛 정도만 있어도 관측이 어렵습니다. 관측을 하려면 아예 작정하고 주변에 불빛이 없는 지역으로 가거나 혹은 대정전 사태가 발생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별똥별 보자고 후자처럼 할 순 없죠) 별똥별이 워낙 희미하기 때문에 하루중 가장 어두운 동트기전 새벽이 가장 잘 보이는 시점입니다. (대략 새벽 4 시쯤) 따라서 실제로는 매년 찾아와도 한번도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못본 사람이 태반입니다. 


 스위프트 터틀 혜성은 아마도 수천년 전부터 관측이 되었던 혜성으로 생각하며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의 역사 역시 그만큼 오래되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혜성의 공전 주기는 133.28 년이며 원일점은 51.225 AU, 근일점은 0.9595 AU 입니다. 최근 관측이 가능했던 1992 년, 스위프트 터틀이 새로운 파편을 뿌리고 간 덕에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지금이 관측의 적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이 혜성이 접근하는 시기는 2126 년으로 그 때는 지구에 더 근접해서 헤일 밥 혜성에 못지 않은 대혜성으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여러 모로 우주쇼를 보여주는 혜성이지만 원일점 (0.9595 AU)  이 지구 공전궤도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위치 (지구에 최고 0.03 - 0.05 AU 까지 근접가능) 라서 불안해 할 만한 요소도 같이 존재합니다. 


 스위프트 터틀 혜성 핵의 지름이 백악기말 대절멸 (Cretaceous–Paleogene (K–Pg) extinction event) 을 일으킨 혜성 (대략 10 km 정도로 추정) 보다 더 큰 26 km 정도에 달하는 것 같은데 과연 지구는 괜찮은 걸까요 ? 단순히 지름을 비교해봐도 2.6 X 2.6 X 2.6 = 17.576 배 라는 부피를 지니고 있고 실제 충돌시 에너지는 KT 대멸종사건 때와 비교시 최대 27 배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복권을 건다면 충돌하지 않을 쪽에 거는 것이 좋습니다. 지구에 꽤 위험하게 근접하는 것은 서기 4479 년 9월 15일 정도로 이 때 충돌 가능성은 100 만분의 1 정도입니다. 이 시기 0.03 - 0.05 AU 정도까지 근접하게 되는데 만약 이때까지 인류가 있다면 충돌을 피해 달아나든지 혜성의 궤도를 변경시키든지 하거나 아니면 차라리 (?) 멸종해 있든지 할 것 같습니다. 


 매 공전 주기마다 충돌 가능성은 1 억 분의 2 정도 인데 133 년이 공전 주기이므로 대략 65 억년이면 확률적으로 한번은 충돌 가능하겠죠. 인간의 수명을 감안하면 그런 복권은 사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 혜성은 수만년 안에 대부분의 물질이 증발해 죽은 혜성이 될 것입니다) 아무튼 현재 이 혜성은 저 멀리 목성 궤도 밖에 있고 우리는 안전하게 유성우만 관찰하면 될 것 같습니다. 관측이 가능한 위치에서 시간만 낼 수 있다면 말이죠. 


덧 : 사실 저는 관측에 실패했습니다. 새벽 2시에 나갔는데 광공해보다도 제가 있는 위치에 구름이 좀 많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서울에서도 많이 관측된 점으로 봐서는 사실 우리가 하늘을 열심히 안봐서 평소 몰랐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의외로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서 보신 분들이 적지 않네요. 내년 이후에도 참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려고 노력하면 볼 수 있는 유성우라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