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444 - 블랙홀, 그리고 보이드


(A slab cut from the cube generated by the Illustris simulation. It shows the distribution of dark matter, with a width and height of 350 million light-years and a thickness of 300000 light years. Galaxies are found in the small, white, high-density dots. Credit: Markus Haider / Illustris collaboration)


 우주는 큰 구조로 보면 매우 특이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은하가 분포된 지역은 얼마 되지 않고 사실상 대부분이 빈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마치 큰 거품들이 뭉친 것 같은 구조로 보이드(Void)라고 불리는 빈공간과 은하들이 뭉쳐서 존재하는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보이드에도 은하가 소수 존재하지만,사실상 거의 대부분 빈공간입니다. 


 최근 오스트리아, 독일, 미국 등의 천문학자 팀은 보이드와 은하가 있는 지역의 물질 분포를 조사했습니다. 


 참고로 COBE, WMAP, Flanck 같은 우주 배경 복사 관측 위성의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가 아는 형태의 물질(바리온(Baryon)이라고 불리는)은 우주의 겨우 4.9%만을 차지할 뿐입니다. 나머지 26.8%는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며 2/3 가 넘는 68/3%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에너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3억 5천만년 정도 되는 크기의 가상 우주를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이 우주는 빅뱅 이후 1200만년 후부터를 시뮬레이션했는데, 그 결과 50%의 물질은 은하 속에 존재하고 나머지 44%는 은하가 있는 우주의 그물인 필라멘트 구조에 존재하며 6%만이 보이드 내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관측된 바에 의하면 보이드 내에 물질은 전체 물질의 20%나 됩니다.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가설 가운데 하나는 블랙홀에 의한 물질 이동입니다. 


 은하 중심 블랙홀은 막대한 물질을 흡수한 후 제트의 형태로 외부로 방출하게 됩니다. 이 물질의 방출은 상당한 양의 물질을 보이드 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팀의 리더인 마커스 하이더 박사(Dr Markus Haider of the Institute of Astro- and Particle Physics at the University of Innsbruck in Austria)는 은하 중심 블랙홀이 우주의 가장 외로운 장소인 보이드로 물질을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 모델에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뜻밖에도 블랙홀이 우주의 물질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물질의 대부분은 우주 전체의 부피의 1/500에 불과한 은하에 몰려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상당 부분은 텅빈 공간입니다. 그러나 이런 텅빈 공간도 사실은 미세하게나마 물질이 존재하고 간혹 은하도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이런 외로운 공간에서 살아가는 외계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참고 


 The new work appears in "Large-scale mass distribution in the Illustris simulation", M. Haider, D. Steinhauser, M. Vogelsberger, S. Genel, V. Springel, P. Torrey, and L. Hernquist,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Oxford University Press, in press. mnras.oxfordjournals.org/lookup/doi/10.1093/mnras/stw07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