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5300만년 전 북극권에 살았던 거대 조류



(A new study involving CU-Boulder and 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 has confirmed that a flightless bird weighing several hundred pounds roamed Ellesmere Island in the high Arctic about 50 million years ago. Credit: Marlin Peterson)


 지금으로부터 5000만년 전에서 5300만년 전, 지금은 눈과 얼음의 땅인 엘스미어 섬(Ellesmere Island, 북극해에 면한 캐나다령 섬)에는 온화한 기후속에 다양한 파충류, 조류, 포유류가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지구 대기 중 온실 가스의 농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고 그 결과 북극권까지 따뜻한 기후가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소개드린 에오세 극대기(Eocene Optimum)이죠. 




 이 시기 엘스미어 섬에는 키가 사람만하고 거대한 부리를 지닌 대형 조류가 살았습니다. 이 날지 못하는 새는 가스토르니스(Gastornis)라고 불리는데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발견된 바 있으며 이 시기에는 북극권에서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중국 국립 과학원과 콜로라도 대학의 과학자들은 1970년대 발견된 가스토르니스의 화석을 매우 상세히 분석해서 저널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분석에 의하면 이 거대 조류는 대략 1.8m 정도 키에 100kg 수준의 체중을 지녔으며 특히 큰 머리와 부리를 지녀 직접 마주친다면 꽤 위협적인 외모를 하고 있습니다. 부리의 용도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육식 조류였다는 설이 있었으나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사실은 단단한 견과류나 과일 등을 먹는 초식 조류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엘스미어 섬에서 살았던 동물들에게도 시련은 있었을 것입니다. 이 지역이 북극권이라 아무리 따뜻하다고 해도 일년에 몇 달씩 해가 거의 보이지 않는 시기가 있기 때문이죠. 백야 현상과 반대로 밤이 지속되면 식물은 여기에 적응해서 생존해야 하겠지만, 동물의 경우 더 살기에 적합한 남쪽으로 피신하던지 아니면 현지의 삶에 적응해야 했을 것입니다. 어느쪽인지는 물론 확실치 않지만 말이죠. 


 보통 신생대는 다소 재미없는 시대처럼 생각되긴 하지만, 이 시기에도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동물들이 많이 살았습니다. 가스토르니스 역시 그중 하나일 것입니다. 


 참고 


Thomas A. Stidham et al. The palaeobiology of high latitude birds from the early Eocene greenhouse of Ellesmere Island, Arctic Canada, Scientific Reports (2016). DOI: 10.1038/srep2091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