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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2천만 년 전 살았던 나비 같은 곤충



(A reconstruction of the Kalligrammatid lacewing (Oregramma illecebrosa) consuming pollen drops on a bannettitalean plant (Williamsonia), an ancient plant that lived alongside the lacewing. Credit: Vichai Malikul, Smithsonian)
 중생대에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동식물들이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그것은 단지 공룡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실 많은 동식물이 신생대 이후 생태계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나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사실 중생대에는 나비라고 부를 만한 곤충이 없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나비가 나타난 것은 대략 5천만 년 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스미스소니언 미 국립 자연사 박물관(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의 과학자들은 1억 2천만 년 전 존재했던 나비 같은 곤충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 화석은 칼리그라마티드(Kalligrammatid)라고 알려진 고대 풀잠자리(lacewing) 화석으로 Oregramma illecebrosa라는 학명이 붙었습니다.

(오레그라마의 화석과 현생 나비의 비교. Oregramma illecebrosa Credit: Conrad Labandeira (top) and Jorge Santiago-Blay (bottom), Smithsonian.)
 연구팀에 의하면 오레그라마의 모습은 한마디로 수렴진화 (convergent evolution)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큰 날개에 있는 눈 같은 위장은 포식자를 혼란시키기 위한 것이며 나비와 비슷한 입 구조는 화분을 먹기 위해 진화된 것입니다. 누가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나비라고 믿을 만한 이 곤충의 완벽한 화석이 발견되면서 (위의 사진) 고생물학자들은 중생대와 신생대 곤충의 수렴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화석은 콘라드 라반데이라(Conrad Labandeira ) 가 이끄는 고생물학자팀이 중국 북동부에서 발굴한 것으로 매우 운좋게 산소가 거의 없는 호수 밑바닥에서 화석화되어 날개와 입주변의 미세구조까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당시 유라시아 대륙에 널리 번성한 칼리그라마티드의 생태를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 곤충은 적어도 꿀을 빨아먹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꿀을 생산하는 식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현재의 벌이나 나비처럼 당분이 많은 꽃가루를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레그라마는 식물들 사이에서 꽃가루를 옮기면서 현재의 나비와 비슷한 일을 했기 때문에 결국 비슷한 형태의 날개를 진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수렴진화의 사례는 아주 흔하게 관찰됩니다. 박쥐, 익룡, 조류의 유사성이나 혹은 중생대 살았던 바다 파충류와 현생 돌고래의 유사성 등 수많은 사례들이 존재하죠. 그러나 중생대에 이렇게 나비같이 생긴 풀잠자리류가 살았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1억 2천만 년의 시간을 거슬러서 곧 날아갈 듯 생생하게 지층에 보존된 화석이 가장 인상적인 것 같습니다.
 참고
Conrad C. Labandeira et al. The evolutionary convergence of mid-Mesozoic lacewings and Cenozoic butterflie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16). DOI: 10.1098/rspb.2015.2893 ,http://rspb.royalsocietypublishing.org/content/283/1824/20152893                                        

  http://phys.org/news/2016-02-paleobotanists-jurassic-butterflies.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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