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451 - 화성 대기의 탄소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This graphic depicts paths by which carbon has been exchanged among Martian interior, surface rocks, polar caps, waters and atmosphere, and also depicts a mechanism by which it is lost from the atmosphere with a strong effect on isotope ratio.
Credits: Lance Hayashida/Caltech)​


 화성에서 탄소, 특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하는 질문은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화성 대기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화성에서 발견된 지질학적 증거들은 이 행성이 수십 억년 전 매우 따뜻해서 액체 상태의 물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지금보다 매우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가 존재해야 말이 됩니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의 다른 분자들보다 무겁기 때문에 태양풍에 쉽게 날아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금성이나 화성처럼 자기장이 약한 행성들은 대부분 이산화탄소가 주종을 이루는 대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금성과 화성의 대기에서 밀도차이가 이렇게 심하게 나는 것일까요?


 캘리포니아 공대의 렌유 후 박사(Caltech postdoctoral fellow Renyu Hu)와 그 동료들에 의하면 현재 화성의 사라진 탄소(missing carbon)을 설명하는데는 두 가지 이론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우주로 날아갔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카보네이트(carbonate)형태로 지각에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최근 이뤄진 화성 대기 관측 결과에서 나왔습니다. 연구팀은 화성 대기 중의 탄소 -12와 -13 동위 원소의 비율을 측정했습니다. 지표에서의 측정은 큐리오시티의 SAM (Sample Analysis at Mars)이 담당했고 우주에서 날아가는 비율은 메이븐 (MAVEN) 탐사선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실제 화성에서 사라진 상당수의 탄소는 우주로 날아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SAM 측정 결과에 의하면 무거운 동위원소인 탄소 - 13의 비율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산화탄소가 지각으로 사라졌다면 무거운 동위원소인 탄소 - 13의 비중이 낮을 것입니다.


 자연 상태의 이산화탄소 속의 탄소는 탄소 -12/13을 일정 비율로 가지고 있습니다. 화성 대기 상부에서 이산화탄소는 자외선(UV)에 의해 일단 산소와 일산화탄소로 분해된 후 다시 일산화탄소가 산소와 탄소 원자로 분해됩니다. 이때 가벼운 원자인 탄소 - 12이 우주로 더 쉽게 날아가게 됩니다. (위의 그림 참조) 메이븐의 관측 결과에 의하면 이렇게 잃는 대기의 양이 초당 100g 정도에 달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38억년 전 화성의 대기를 재구성해봤습니다. 그 결과 당시 화성 대기는 지구보다 덜 두꺼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화성의 표면 중력이 지구의 1/3 수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화성이 지금처럼 춥고 메마른 행성이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위치보다 사실 크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때 따뜻한 기후가 있었지만, 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중력이 없었던 것이죠. 이렇게 생각하면 지구는 여러 모로 복받은 행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www.nasa.gov/feature/jpl/msl/loss-of-carbon-in-martian-atmosphere-explained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