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42 - 외계인의 신호를 감지하는데 실패한 Kepler SETI 미션




 만약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는 날에는 인류의 역사를 바꾼 대발견이 될 것이지만 현재까지는 과학의 변두리 경계에 있는 연구가 바로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 입니다. 최근 SETI 를 지지하는 과학자들이 지난 수년간 외계행성 발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외계인의 전파 신호를 듣기 위해 Kepler SETI 미션을 진행했으나 결국 외계인의 신호를 듣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아마도 저에게 이런 뉴스를 듣는다는 점이 놀랍지는 않으실 겁니다. 왜냐하면 신호를 듣는데 성공했으면 뉴스 속보로 이미 모두가 알고 있을 테니 말이죠.




(이전 생명체 거주 가능성이 있는 외계 행성으로 주목을 끈 케플러 22b (Kepler-22b)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100145272455  Credit : NASA ) 


 이번 연구는 웨스트 버지니아에 있는 Robert C. Byrd Green Bank Telescope (GBT) 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전파 망원경은 steerable radio telescope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지름 100 미터에 최대 높이 148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전파 망원경입니다. 



(GBT : Robert C. Byrd Green Bank Telescope. 아래 있는 사람과 비교시 크기가 얼마나 거대한지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것임 Released into the public domain (by the author). )


 이들은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86 개의 별을 타겟으로 정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물론 거대한 우주 전체에서 정처없이 신호를 수신하는 방법으로는 외계인이 보내는 신호를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 우주는 아주 다양한 전자기파로 가득차 있으며 (사실 가시광도 그 중 하나) 그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발생원도 아주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 저 멀리 외계인이 내는 신호를 수신한다는 것은 사실상 해변가에서 특정한 모래알 하나를 찾는 것 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따라서 일단 외계인이 실제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이는 타겟을 정하고 여기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1.1 - 1.9 GHz 의 신호를 수신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있습니다. 참고로 이 신호 영역은 지구에서 현재 휴대폰이나 혹은 아날로그 텔레비전 등에 사용되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결국 이를 찾아내는데 실패했다고 Astrophysical Journal 에 제출한 논문에서 밝혔습니다. ( http://arxiv.org/abs/1302.0845 ) 물론 이것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될 수도 없고 지적인 외계 생명체가 없다는 이야기도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구 역시 수십억년에 생명에 역사에서 인류가 등장한 것이 20 만년 이라는 찰나에 불과한 시간이었고 인류가 전파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도 100 년이 채 안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0 년전에 지구에 지적 생명체나 생명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죠. 또 어쩌면 지적 외계 문명이 있는데 과학 기술이 매우 발전되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통신 수단을 사용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무튼 마구잡이로 신호를 수신하려고 노력하던 과거의 SETI 연구에서 외계 행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발전함에 따라서 생명체가 존재할 것 같은 외계행성을 집중 탐색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진짜 의심할 바 없는 신호를 수신하는 경우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발견이 될 것입니다. 물론 사실 우리가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범위내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는 엄청난 반전 (?) 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죠. 이것 역시 다른 의미로 엄청난 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