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785 -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블랙홀



(A bright, supermassive black hole. Credit: NASA)
​ 
 천문학자들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물질을 흡수하는 블랙홀을 발견했습니다. 호주 국립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과 ANU Research School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 연구팀은 지구에서 120억 광년 떨어진 우주 초기 블랙홀이 이틀에 태양 한 개 정도의 질량을 흡수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이 블랙홀은 이미 태양 질량의 200억 배의 질량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 역대 가장 큰 블랙홀 가운데 하나이지만, 지금도 백만년 간 1% 씩 질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은하의 나이를 생각하면 이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입니다. 하지만 사실 블랙홀의 중력에 끌려온 물질 가운데 상당수는 블랙홀로 흡수되지 않고 제트의 형태로 방출됩니다. 다시 말해 그만큼 이 블랙홀 주변에 물질이 많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이 블랙홀은 강력한 제트를 뿜어 내면서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블랙홀이 우리 은하계 중심에 위치한다면 지구에서도 보름달보다 10배 밝게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블랙홀의 밝기 때문에 밤에 별이 잘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덕분에 지구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것이죠. (참고로 관측은 ANU의 SkyMapper telescope로 이뤄지고 다른 망원경 및 가이아 관측 데이터를 통해서 확인됨)


 물론 이런 블랙홀은 우주의 역사에서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 존재입니다. 초기 은하는 별이나 블랙홀은 별로 없지만, 가스는 풍부해 흡수할 수 있는 물질 자체도 많았고 은하간 충돌 같은 극적인 이벤트도 자주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주 초기에 이렇게 거대한 질량을 지닌 블랙홀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하지만 이 블랙홀 역시 계속해서 같은 속도로 물질을 흡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을 대부분 흡수하고 난 후 활동성이 떨어져 서서히 밝기도 같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흡수한 물질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태양 질량의 수백억 배의 거대 질량 블랙홀로 남게 될 것입니다. 과연 이런 초거대 질량 블랙홀은 어떻게 생성되는지도 흥미로운 연구 주제일 것 같습니다.



​참고

 Discovery of the most ultra-luminous QSO using Gaia, SkyMapper and WISE. arXiv:1805.04317 [astro-ph.GA] arxiv.org/abs/1805.0431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