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788 - 중성자별과 갈색왜성



(The pulsar PSR B1957+20 is seen in the background through the cloud of gas enveloping its brown dwarf star companion. Credit: Dr. Mark A. Garlick; Dunlap Institute for Astronomy & Astrophysics, University of Toronto)​
 허리케인이 덮치기 전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서 천문학자들이 지구에서 6500광년 떨어진 펄서의 정밀 관측에 성공했습니다. ​PSR B1957+20라고 명명된 이 밀리 세컨드 펄서는 초당 600회 정도 회전하고 있는데, 이번 관측에서 가까운 거리에 갈색왜성을 동반성으로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토론토 대학의 과학자들은 이를 20km의 분해능으로 확인했는데, 이는 명왕성에서 지구 표면의 벼룩을 관측하는 수준의 분해능입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동반성인 갈색왜성에서 나온 혜성 같은 꼬리가 본래 이미지를 확대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 PSR B1957+20의 주변을 공전하는 갈색왜성은 대략 태양 지름의 1/3 수준으로 거리는 200만km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공전 주기는 9시간 정도로 매우 짧고 가까운 거리 덕분에 조석 고정이 이뤄저 지구 - 달처럼 한쪽만 서로 바라보는 구조입니다. 이 갈색왜성의 표면 온도는 태양과 비슷한 섭씨 6000도로 이는 중성자별에서 나오는 강력한 방사선에 의해 달궈진 것입니다.
 그러나 중력은 태양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갈색왜성 표면에서는 계속해서 가스가 방출되어 마치 혜성 같은 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스는 결국 상당 부분 중성자별로 흡수됩니다. 이런 형태의 중성자별은 블랙 위도우 (black widow) 중성자별이라고 부르는 데, 수컷을 잡아먹는 블랙 위도우 거미에서 비롯된 단어입니다. 쉽게 말해 동반성을 조금씩 벗겨 먹는 중성자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이 과정은 상세한 관측이 어렵지만, 연구팀은 전례 없는 고해상도로 이 과정을 상세하게 연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결과 갑자기 펄서가 밝아지는 Fast Radio Bursts(FRB)라는 현상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반복적인 FRB는 펄서가 있는 은하가 플라즈마에 의한 렌즈로 인해 밝게 보이는 것(the repeating FRB may be lensed by plasma in its host galaxy)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사실 그 내용보다는 블랙 위도우 중성자별이라는 부분이 더 흥미로운데 어쩌면 이 갈색왜성도 과거엔 평범한 별이었을지 모릅니다. 점차 물질을 뺏겨 지금은 갈색왜성까지 작아졌을지 모르는 일이죠. 아마도 먼 미래엔 완전히 흡수되어 사라지는 운명을 겪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중성자별은 생각보다 드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Pulsar emission amplified and resolved by plasma lensing in an eclipsing binary, Nature (2018). 10.1038/s41586-018-0133-z , www.nature.com/articles/s41586-018-0133-z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