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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518 - 별을 잡아먹은 블랙홀



(In this artist's rendering, a thick accretion disk has formed around a supermassive black hole following the tidal disruption of a star that wandered too close. Stellar debris has fallen toward the black hole and collected into a thick, chaotic disk of hot gas. Flashes of X-ray light near the center of the disk result in light echoes that allow astronomers to map the structure of the funnel-like flow, revealing -- for the first time -- strong gravity effects around a normally quiescent black hole. Credit: NASA/Swift/Aurore Simonnet, Sonoma State U.)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배에서 수십억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이들 중 90%는 휴지 상태에 있는 블랙홀로 흡수하는 물질이 아주 많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강착 원반과 제트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약합니다. 반면 10% 정도 은하는 매우 강력한 활동성을 지닌 제트를 가지고 있어 먼 거리에서도 관측이 가능합니다. 


 최근 메릴랜드 대학과 미시간 대학의 천문학자들은 나사의 스위프트, 유럽 우주국의 XMM-Newton, 일본 우주국의 스자쿠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서 Swift J1644+57라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휴지 상태에서 활성 상태로 변하는 과정을 포착했습니다. 이는 블랙홀 주변을 지나던 불운한 별이 조석 파괴(tidal disruption)에 의해 파괴되면서 빨려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블랙홀 주변은 중력이 매우 강할 뿐 아니라 블랙홀의 반지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 매우 작기 때문에 거리에 따른 중력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따라서 블랙홀의 가까운 쪽과 먼 쪽의 중력 차이가 매우 커져 마치 잡아당기는 듯한 조석력의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결국 천체가 산산조각이 나서 블랙홀의 강착 원반으로 흡수되는 것이죠. 


 만약 운나쁜 별이 블랙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위의 개념도에서처럼 가스가 빨려나가면서 강착 원반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러면 갑자기 물질이 많아진 강착 원반 안쪽은 매우 뜨겁게 빛나면서 제트 역시 활발해 지는 것이죠. 지구에서는 X선 관측 위성으로 관측이 가능합니다. 


(Images from Swift's Ultraviolet/Optical (white, purple) and X-Ray telescopes (yellow and red) were combined in this composite of Swift J1644+57, an X-ray outburst astronomers classify as a tidal disruption event. The event is seen only in the X-ray image, which is a 3.4-hour exposure taken on March 28, 2011. The outburst was triggered when a passing star came too close to a supermassive black hole. The star was torn apart, and much of the gas fell toward the black hole. To date, this is the only tidal disruption event emitting high-energy X-rays that astronomers have caught at peak luminosity. Credit: NASA/Swift/Stefan Immler)


 이와 같은 조석 파괴 이론은 이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실제로 관측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거대 질량 블랙홀이 멀리 떨어진데다 자주 생기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운좋게 블랙홀이 주변 별을 흡수하면서 밝아지는 현상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물론 수많은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는 관측 위성 덕분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종종 주인공이 탄 우주선 만큼은 블랙홀 주변에서 멀쩡하게 살아나오지만, 사실 조석 파괴 때문에 실제로는 잘게 부서지게 됩니다. 우주의 물리 법칙은 몸값이 높은 주연 배우나 우연히 지나가던 별이나 동일하게 작용할테니까요. 만약 이 별 주변에 행성이 있었다면 지금은 작은 입자로 갈려나간지 오래일 것입니다. 어찌 보면 냉혹할지 모르지만, 우주의 물리 법칙은 모두에게 공평한 것이죠. 



 참고 


"Relativistic Reverberation in the Accretion Flow of a Tidal Disruption Event," Erin Kara, Jon Miller, Chris Reynolds and Lixin Dai, was published in the journal Nature on June 22, 2016. nature.com/articles/doi:10.1038/nature1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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