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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510 - 전기 바람이 금성의 바다를 없앴다?



(The space environment around a planet plays a key role in determining what molecules exist in the atmosphere -- and whether the planet is habitable for life. New NASA research shows that the electric fields around Venus helped strip its atmosphere of the components needed to make water. Credit: NASA/Conceptual Image Lab.)


 태양계의 행성 가운데서 금성, 지구, 화성은 거리와 크기가 그 운명을 결정지은 형제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성의 경우 태양에서 거리가 멀고 크기가 작아 대기를 안정적으로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한 때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만큼 따뜻했지만, 지금은 춥고 건조한 행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독특한 것은 금성입니다. 금성은 지구와 조금 작을 뿐이지만, 그 환경은 사실 화성보다도 더 다릅니다. 100기압에 달하는 고압과 섭씨 500도에 육박하는 이산화탄소 대기는 오랜 세월 과학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여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금성은 뜨겁고 기압이 높다는 것 이외에도 매우 건조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성 대기의 수증기는 지구에 비해 1만분의 1에서 10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구의 바다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지구 내부의 암석에서 나왔거나 혹은 혜성에서 전달된 물로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실 금성도 지구만큼의 물이 있어야 정상입니다. 금성의 바다는 오래전 증발한 것으로 보이는데 대체 물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나사의 글린 콜린슨(Glyn Collinson, a scientist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n Greenbelt, Maryland)과 그의 동료들은 유럽 우주국의 비너스 익스프레스 탐사선이 보내온 자료를 이용해서 금성에서 물이 사라진 경로를 연구했습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금성의 물이 대기 상층에서 수소와 산소로 분리된 후 수소는 우주로 달아나고 산소는 암석에 흡수되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기 중에 산소 하나 없이 사라졌다는 것은 어딘지 석연치 않았습니다. 지구의 경우에도 많은 산소가 지각에 있지만, 대기 중에도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놀랍게도 금성 상층 대기의 전기장(electric field) 전기 바람 (Electric wind)가 산소 원자를 탈출시키는데 기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본래는 탈출하기에 무거운 산소 이온이 전기장에 의해 가속되어 탈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This graphic compares the atmospheric composition and electric field strength on Earth and Venus. New research suggests that the electric field around Venus may be a key factor in shaping what molecules exist in the Venusian atmosphere — including its lack of the molecules needed to make water.
Credits: NASA/Goddard/Conceptual Image Lab, Brian Monroe)



(동영상) 


 이와 같은 사실은 강력한 자기장 덕분에 대기를 보호받는 지구를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전자기력은 의외로 생각보다 다양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구 같은 복잡하고 강력한 자기장이 없는 금성은 오히려 대기 상층부의 전기장이 대기 중 산소를 없애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사실 대기 상층부의 전기장의 세기로만 보면 금성은 지구에 5~10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금성이 왜 이산화탄소만 잔뜩 있는 대기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금성에 지구보다 강한 전기장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의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기장은 앞으로 외계 행성 연구에서 어떤 행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판단하는데 중요한 변수입니다. 금성같은 환경이라면 다른 조건이 지구와 유사하더라도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죠. 우주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장소인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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