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세상에서 가장 검은 물질 개발?



(Optical black body, the fabrication of which occurs via seeded growth of Au nanospheres from Au nanorods. a, Low-magnification TEM image of a realized sample. b, TEM image of a single nanostructure. c, HRTEM image near the kissing point between the nanosphere and the nanorod. Credit: (c) 2015 Nature Nanotechnology (2015) doi:10.1038/nnano.2015.228)​
 세상에서 가장 검은 물질은 어떤 것일까요? 여기서 검다는 것의 의미는 모든 파장의 에너지를 흡수만하고 잘 내놓지 않아서 검게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블랙홀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사상의 지평면으로 사라지는 질량 이상으로 많은 질량이 제트 등의 형태로 빠져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역설적으로 블랙홀은 매우 밝게 빛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상에서 가장 검은 물체는 무엇일까요?
 사우디 아라비아의 (King Abdulla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연구자들이 저널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흰 딱정벌레(all white cyphochilus beetle)에서 추출한 물질이 그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다소 의외인데 이 벌레가 이름처럼 아주 흰색의 광택있는 물질을 만드는 곤충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 곤충의 광택있는 흰색 물질을 화학적으로 반대로 응용하면 강력한 흡수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론은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하네요) 이들이 만든 새로운 나노 입자(nanoparticle rod)는 400-1400nm 파장에서 무려 98-99%의 에너지 흡수를 보였습니다. 이는 각도나 편광에 따라서 변하지 않는 특징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검은 물질은 에너지 흡수 (예를 들어 더 효과적인 태양열 흡수) 및 광학 인터커넥트(optical interconnects) 등에서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만약 이런 물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생산이 가능하고 염료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엄청나게 따뜻한 스웨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흥미롭습니다. 물론 페인트처럼 벽에 칠하면 난방이 잘되는 집을 만들 수도 있겠죠. 다만 실용화 여부는 역시 지금단계로는 알 수 없습니다.
 참고
​ Jianfeng Huang et al. Harnessing structural darkness in the visible and infrared wavelengths for a new source of light, Nature Nanotechnology (2015). DOI: 10.1038/nnano.2015.228

 http://phys.org/news/2015-10-blackest-material.html#jCp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근육 떨림을 막는 전자 임플란트

  (Three of the muscle-stimulating implanted electrodes – these ones are attached to silicone tubes which were used to more easily extract them from test subjects' bodies once the study was completed. Credit: Fraunhofer IBMT) ​ (A diagram of the system. Credit: Equinor Open Data License) ​ ​ ​ 근육이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갑자기 수축하거나 떨림 (tremor, 진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현재까지는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립 연구 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가 이끄는 독일, 아이슬란드, 영국, 미국 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 ​ 이 연구는 국제 과학 컨소시엄인 EXTEND 프로젝트의 일부로 신체에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전극을 넣어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방법은 간단합니다. 생체 적합 물질로 만든 길이 3cm, 지름 1mm 크기의 백금-이리듐/실리콘 (platinum-iridium/silicone) 임플란트를 근육 속에 넣습니다. 각 임플란트엔 센서와 액추에이터 역할을 할 두 개의 전극이 있습니다. 외부에 있는 전극은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도 합니다. ​ ​ 이 임플란트는 근육의 떨림이나 이상 동작을 파악하면 신호를 보내 움직임을 멈추게 합니다. 초기 임상 실험 결과는 1-2시간 정도 작동으로도 더 긴 시간동안 떨림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게 될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이르지만, 먼가 사이버펑크의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전자 임플란트 같습니다. ​ ​ 참고 ​ ​ https://newatlas.com/health-wel